전공의(인턴·레지던트) 사직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도 선발 인원이 모집 정원의 5%에 그쳤다. 산부인과는 188명 모집에 1명만 선발되는 등 필수과 전공의 수가 쪼그라들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5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에 따르면 전국 181개 병원에서 총 3594명을 모집한 결과 지원자 314명 중 181명이 최종 선발됐다. 모집 인원 대비 확보 인원은 5%에 그쳤다.
지원율 자체가 8.7%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최종 선발 인원은 더 줄면서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발생한 공백이 내년에도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필수과의 전공의 확보가 저조했다.
188명을 모집한 산부인과는 1명을 선발해 확보율이 0.5%에 그쳤고, 신경과(117명 모집 2명 선발), 소아청소년과(206명 모집 5명 선발), 심장혈관흉부외과(65명 모집 2명 선발) 전공의 확보율도 각각 1.7%, 2.4%, 3.1%에 그쳤다.
모집인원이 가장 많았던 내과는 700명 모집에 20명(2.9%)을 선발했고, 정형외과도 20명(모집인원 217명의 9.2%)의 레지던트 1년차를 확보했다.
◆ 의료 공백 현실화..."응급실 뺑뺑이 내년엔 더 심각"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최근 ‘모야모야병’으로 투병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10대 사건의 진상 규명에 나선 가운데,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지속되며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최근엔 건물에서 추락한 여학생이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숨지자 환자 수용을 거부한 병원에 보조금을 중단한 병원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도 나오기도 했다.
실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부터 8월25일까지 구급차 재이송 건수는 3071건으로 전공의 사직 사태 이전 190일 동안인 지난해 8월11일부터 지난 2월17일까지 집계치 대비 46.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