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의 0.9%에 해당하는 부자가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약 59%를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5명 중 3명은 상속이나 증여를 받았고, 절반 이상이 앞으로도 세대 간 자산 이전을 계획했다. 즉 부가 되물림 되는 것이다.
KB금융그룹은 22일 한국부자의 인식·행동을 면밀하게 분석해 자산관리법을 제시하는 '2024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 부자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국형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통계청·국세청 지표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 부자는 46만1000명으로 국내 총인구의 0.90%로 집계됐다. 지난해 45만6000명 대비 1.0% 성장하며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코스피지수가 2023년말 2655포인트로 18.7% 반등해 전체적인 금융자산 규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한국 전체 가계의 총금융자산 규모인 4822조원의 58.6%에 해당한다. 한국 부자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1억3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1000만원 늘었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부동산자산은 2802조원으로 법인명의 부동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부동산자산은 60억8000만원 규모다.
과거 1년간 금융투자 수익을 경험한 부자는 32.2%에 달했다. 손실을 경험한 부자는 8.6%에 그쳤다.
한국 부자는 단기적으로 주식(35.5%)과 금·보석(33.5%)에서, 중장기적으로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에서 고수익을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또 한국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또 4명 중 1명은 증여를 한 경험이 있었다. 향후 세대 간 자산 이전 계획이 있는 부자도 과반(54.3%)으로 나타났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보고서가 국민의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금융 상품·서비스 모델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