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정찰위성 3호기가 우주궤도에 진입,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했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 정찰위성 3호기를 탑재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Ⅹ의 팰컨9 로켓이 21일 오후 8시 34분(현지시간 오전 3시 34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로켓은 발사 2분 18초 후 1단 추진체가 분리됐고, 48초 후에는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됐다. 발사 약 50분 만인 9시 24분쯤 팰컨9 2단 추진체에서 분리돼 우주궤도에 진입한 정찰위성 3호기는 오후 11시 30분 해외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했다.
정찰위성 3호기는 수개월간의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대북 감시·정찰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일 발사된 1호기는 지난 8월부터 북한 내륙 지역 등에 대한 정찰 임무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8일 발사된 2호기는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임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사된 3호기는 중대형 정찰위성 5기 확보를 목표로 군 당국이 추진하는 ‘425 사업’에 따라 발사됐다. 2호기처럼 합성개구레이더(SAR)를 탑재하고 있다. 해상도는 30㎝로 지상에 있는 차량의 종류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감시하는 능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SAR은 레이더 전자파를 지상에 쏜 뒤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서 고해상도 영상을 만든다.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주·야간 촬영이 가능하다.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한 1호기는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활용하므로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구름이 많이 낀 날에는 촬영이 어렵다. 한반도는 흐린 날씨가 1년 중 70%에 달한다. EO·IR 장비로만 촬영하면 표적을 관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날씨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SAR를 사용하는 위성의 효용성이 그만큼 크다. 내년에 발사될 4·5호기도 SAR위성이다.
3호기가 이번에 발사되면서 한국군은 SAR 위성 2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정찰위성 군집 운용이 가능해졌다. 군집 운용은 여러 대의 위성을 같은 임무에 투입한다는 의미다. 정보를 획득할 기회가 늘어나고 위성 고장 등의 돌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425 사업 계획에 따라 정찰위성 5기가 모두 실전 배치되면 북한 내륙 지역에 있는 표적을 2시간 단위로 감시·정찰하는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3호기 발사를 주관한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정찰위성 군집 운용을 통해 영상 획득 기회 증가와 표적 특성에 맞는 센서 활용으로 향후 북한의 도발 징후를 입체적으로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425 사업에 의해 만들어진 위성보다 성능이 향상된 군정찰위성-Ⅱ를 준비하는 한편 수십 개의 초소형 SAR위성을 띄우는 초소형 위성체계 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