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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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세종보 홍보물로 시민 호도” 환경단체, 세종시 규탄

세종시가 만든 세종보 홍보물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가 ‘거짓 자료’로 시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보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22일 성명을 내어 “세종시는 금강 세종보 개방 모니터링 자료 임의로 왜곡해 홍보물을 제작, 가짜 정보로 시민을 호도한다”고 규탄했다. 

세종시가 제작한 세종보 홍보물 내용. 세종시 제공

시민행동은 “세종시가 만든 홍보물의 세부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고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지로서의 중요성 등이 생략되거나 축소한 사실이 많다”며 “세종시는 즉각 전량 회수하고 정정 보도자료 발표하라”고 지적했다. 

 

세종시는 최근 25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세종보 홍보물 4000부를 제작, 시청 민원실과 청내 카페 등에 비치했다.  

 

양면 3단 접지에 질의응답(Q&A) 형태로 만들어진 홍보물은 앞면엔 세종보 담수 시 수질 악화와 녹조 발생 우려점에 대해 해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뒷면엔 시는 홍보물에서 세종보 재가동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세종보는 풍부한 물을 머금은 금강과 아름답고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는 감사원의 공익감사 결과를 인용해 세종보로 인해 수질은 나빠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감사원 공익감사에 따르면 보를 담수했을 때(2013~2017)에 비해 보를 개방했을 때(2018~2020)수질에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녹조 발생과 관련해서도 ‘녹조는 기온, 상류 오염원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보 담수만으로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는 금강에 녹조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시기는 세종보를 개방한 2018년이었다고 환경단체의 논리에 반박하면서 ‘녹조 발생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세종보 수문을 열어 녹조를 낮출 수 있다’며 보 재가동을 전제로 한 계획을 제시했다. 

 

시민행동은 세종보 홍보물에 언급된 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세종보 개방 시기(2018∼2020년)와 담수 시기(2013∼2017년)에 금강 수질의 변화가 없었다는 등 세종시 홍보물은 모두 거짓”이라며 “환경부가 매년 발표한 모니터링 보고서는 보 개방으로 수질과 녹조가 개선됐고 수생태 환경이 회복되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세종시는 정반대 해석으로 시민을 속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담수의 수질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인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자료가 빠진 점도 의도적이라고 짚었다. 

 

시민행동은 “고인물의 핵심적인 수질지표는 COD인데, COD 변화를 누락해 수질의 변화를 숨기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세종시 측은 “환경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에게 세종보에 대해 알릴 필요성이 있어 홍보물을 제작하게 됐다”며 “홍보물에 담긴 모든 수치와 문구는 환경부와 여러 차례 협의해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행동은 세종보 재가동 중단을 촉구하며 금강 변에서 230일 넘게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세종=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