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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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 무슨 돈으로 샀냐고요?”…‘OO’ 결제받는 백화점

암호화폐 결제 문의 꾸준히 증가…명품업계 새로운 관심사 급부상

“디지털 자산 선호하는 소비자들, 브랜드 간의 연결 고리 역할해”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과 함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하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22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3대 백화점 중 하나인 파리 쁘렝땅 백화점은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프랑스 핀테크 기업 리지와 협력하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 결제를 시작했다. 이는 유럽 백화점 가운데 최초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낸스 프랑스의 데이비드 프린케이 사장은 "암호화폐 결제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명품 업계에서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다른 명품 브랜드들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S.T. 듀퐁은 파리 내 두 매장에서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이달 안에 가동될 예정으로, 명품 업계의 암호화폐 결제 도입 사례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와 발렌시아가도 이미 암호화폐 결제를 시작했다. 발렌시아가는 온라인과 미국 내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했으며, 오프화이트 역시 암호화폐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명품 업계뿐 아니라 크루즈 업계에서도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고 있다. 버진 그룹의 크루즈 회사 버진 보야지는 이달부터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최대 1년간 항해할 수 있는 연간 패스로 가격이 12만 달러(약 1억7300만 원)에 이른다.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도입은 특히 젊은 고객층을 유인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케링 그룹의 고객·디지털 최고책임자인 그레고리 바우테는 "암호화폐 결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기다리기보다 직접 테스트하고 배우는 과정"이라며 "젊은 아시아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암호화폐 결제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옵션이 되고 있다. 로이터는 암호화폐 투자자인 유니스 웅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활용해 고가의 명품 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의 ‘로얄 오크’ 등 여러 개의 명품 시계를 구매했다. 구매 장소는 정식 매장이 아닌 2차 시장이었다.

 

웅은 "명품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지금 즉시 물건을 사길 원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명품 구매 시 2차 시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결제는 명품 브랜드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디지털 자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과 브랜드 간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명품 산업의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며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금융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 또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더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며, 고객 경험을 디지털화하고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단순히 결제 수단의 확대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맞춘 명품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