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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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진짜 대통령?"...트럼프와 재산·팔로워수 비교까지

미국 정치권에서는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정치적 영향력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머스크가 사실상 대통령으로서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해명에 나서기까지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11월 19일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의 시험비행을 보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USA' 주최의 '아메리가 페스트 2024' 행사에서 머스크를 칭찬하며 "그가 대통령직을 가져가는 게 아니다"라면서 "난 똑똑한 사람을 두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민주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거짓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에 대통령직을 양도했다'는 것인데 아니다, 아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내가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난 안전하다. 왜 그런지 아느냐? 그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만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지만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생이라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사진 뉴시스

 

앞서 토니 곤잘러스 하원의원(공화·텍사스)은 CBS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통령이 있고 부통령이 있고 하원의장이 있다. 일론 머스크가 우리 총리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치 제도에는 총리가 없지만, 머스크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단 뜻이다. 

 

곤잘러스 하원의원은 머스크가 선출직이 아니라는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하지만 그는 영향력이 있으며 그 영향력의 상당한 부분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같은 공화당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합의한 예산안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맹비난하며 반대 여론을 조장한 것을 두고 "투명성"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해거티 의원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신에 감사하다. 그게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 예산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조차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가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는 민주당의 공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한 리더"라면서 머스크의 역할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인재를 고문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델라웨어)은 CNN 인터뷰에서 머스크 때문에 예산안을 새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 빠졌다면서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새로운 대규모 공장이 있기 때문에 머스크의 사업에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셜미디어에서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를 제한하는 내용도 새 예산안에서 제외됐다면서 "엑스에 도움 될 내용으로 난 우리가 막판에 예산안에서 빠진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머스크의 사업적 이익 가능성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지난달 텍사스주 보카치아의 스페이스X 기지에서 우주선 시험비행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머스크의 실질적인 권력 행사와 관련해 우려는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머스크가 양당이 합의한 예산안 무산을 주도하면서 셧다운 국면에 정치적 힘을 과시하고 있다”면서 “머스크는 SNS를 무기로 삼아 셧다운 협상의 한가운데에 논쟁의 핵폭탄을 투하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머스크가 현직 대통령 당선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머스크와 트럼프의 SNS 팔로워 수(각각 2억790만명, 9620만명)와 재산(머스크 4580억 달러, 트럼프 66억 달러)을 비교했다. 블룸버그 또한 “트럼프와 머스크가 셧다운을 가시화하며 의회를 혼란에 빠트렸다”고 비판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