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흡혈하면서 타액을 사람 몸에 남긴다. 몸속 면역세포들이 모기의 타액을 위험한 외부 물질로 인식하면서 가려움을 유발하는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그런데 이 면역 반응이 유난히 심한 경우가 있다. ‘스키터증후군'을 앓는 사람이다. 이들은 모기에 물리면 유독 그 부위가 심하게 부풀어오르고 오래 간다. 특히 평소에 물리지 않는 산모기에 물릴 경우 증상이 두드러진다.
류동진 휴먼피부과 김포점 원장은 지난 22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모기 침샘에 있는 폴리펩타이드라는 성분에 대해 유달리 과민 반응이 생기는 것”이라며 “특히 캠핑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경우엔 심하게 붓고 진물까지 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류 원장은 “모기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나이가 들수록 알레르기 반응이 거의 없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성인도 심하게 알레르기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지난 19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어린 시절부터 스키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스키터 증후군 증상과 관련해 “혹부리 영감처럼 혹이 생기고, 그것 때문에 항생제를 먹어야 될 정도로 진물이 터지고 아프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경우 살짝 붓고 가려움도 하루 이틀이면 가라앉는다. 하지만 스키터증후군이면 그 주변 전체가 빨개지거나 퉁퉁 붓는 등 눈에 띌 정도다. 심한 경우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해 호흡 곤란까지 올 수 있다. 또 증상이 나아지더라도 흉터가 오래 지속되는 편이다.
스키터증후군 증상이 보이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2차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증상에 따라 항생제 연고, 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해 치료한다.
류 원장은 “항히스타민제를 기본으로 쓰고 국소 스테로이드제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정도로 가라앉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스테로이드 약을 2~3일 정도 복용하게 하고 냉찜질과 함께 연고로 관리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모기에 물린 뒤 심하게 부은 적이 있다면 각별히 주의할 것을 강조한다. 모기가 많은 곳에 갈 때는 팔다리를 덮는 길고 밝은 색의 옷을 입고, 모기 기피 스프레이를 쓰는 게 좋다. 집에서는 방충망과 창틀 가장자리 물구멍, 베란다 배수관, 화장실 하수관 등을 정비해 모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
모기에 물렸을 때는 가렵더라도 긁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피부를 과도하게 긁을 경우 가려움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긁는 대신 냉찜질을 하면 가려움이 완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