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처럼 멋진 의사가 돼서 저처럼 아프고 힘든 친구에게 희망을 줄래요.”
선천성 심장병을 치료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한국까지 날아온 소녀 펠리시아 기르상(9)양은 김영휘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했다.
강원 강릉아산병원은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그간 치료를 받지 못했던 펠리시아를 한국으로 데려와 성공적으로 수술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교수와 펠리시아의 인연은 지난달 시작됐다. 당시 김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과 인도네시아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었다. 펠리시아 부모는 한국 의료봉사단이 무료로 진료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꼬깃꼬깃한 돈을 양손에 쥔 채 집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임시 치료시설을 찾았다. 펠리시아를 진료한 김 교수는 현지에서 수술은 무리라고 판단, 모든 비용을 지원할 테니 한국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제안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18일 펠리시아는 어머니와 함께 김 교수가 근무하는 강릉아산병원에 도착했다. 다음 날인 19일 김 교수의 집도 아래 수술이 진행됐고 1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후 건강을 회복한 펠리시아는 21일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강릉아산병원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펠리시아의 치료비와 항공료 등 모든 경비를 지원했다. 의료진은 펠리시아의 건강한 퇴원을 기념해 축하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펠리시아는 한국을 떠나기 앞서 의료진에게 “지금까지 매일 아파서 힘들었는데 앞으로는 아프지 않아도 된다니 너무 기분이 좋다”며 “산타를 대신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신 한국 의료진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 교수는 “펠리시아가 꼭 꿈을 이뤄 의료사각지대에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