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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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국제크루즈 관광 ‘순항’

올해 260회 기항 회복세…관광객 62만명 방문
중국인이 78%…2025년 344회·80만명 전망
무인 입국심사대 38대 설치…체류 확대 기대

제주를 찾는 국제 크루즈 관광객이 늘어 관련 시장이 순항하고 있다. 무인 자동 입국심사대 설치로 크루즈관광객의 입국 시간을 줄여 체류 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11월 30일 기준 올해 국제 크루즈 입항은 260회를 기록했다. 방문객 수는 총 62만3000여 명에 달했다. 연말까지 약 2만 명이 추가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 민군복합형관광미항 크루즈 터미널. 임성준 기자

올해 크루즈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48만4000여 명으로 77.8%를 차지했다. 

 

2025년에는 올해 대비 약 19% 증가한 총 344항차의 선석이 배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약 80만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크루즈 산업은 2016년 연간 120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찾아 정점을 찍었지만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발 크루즈선이 완전히 끊기고, 이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긴 침체기를 맞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서 2023년 3월 크루즈 운항이 재개돼 지난해 10만611명이 방문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11월까지 62만명이 찾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 편중된 크루즈 관광객의 국적도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중국 외 일본·싱가포르 등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이 2023년 15척에 그쳤던 반면 올해는 21척으로 증가했다. 내년에는 29척이 99회에 걸쳐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노르웨지안, 카니발, 실버시, 로얄캐리비안 등 세계적인 크루즈 선사의 크루즈선들이 처음으로 제주를 기항지로 선택했다.

 

제주도는 크루즈 관광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 크루즈 선석 배정 시 제주산 선용품과 청수 공급, 지역 상권 방문, 준모항 육성 등을 유도하고 있다.

또 원도심 관광 안내지도 배포, 지역 상권 연계 소비 이벤트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특히 증가하는 개별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정책도 강화한다.

 

제주도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4 상하이국제크루즈서밋 우송코포럼’에서 중국 크루즈 최다 기항지로 선정돼 비즈니스 파트너상을 받았다.

 

내년에는 크루즈관광객의 입국 심사 시간을 줄여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제주 크루즈 터미널에 무인 자동 입국심사대 38대가 설치된다.

 

도는 무인 자동 입국심사대 설치 예산 52억원가량이 반영돼 내년 하반기 제주항 10대, 서귀포 강정 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28대가 설치돼 운영한다고 밝혔다.

도는 법무부 등과 무인 자동 입국심사대 설치에 따른 보안 문제에 관해서도 협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제주항의 경우 크루즈 승객 3000명 심사시 2시간 정도 걸리고 강정항은 5000명을 심사하는데 3시간 가까이 소요한다.

 

크루즈 관광 특성상 입국 심사를 신속하게 해야 관광객 체류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지만 현재는 심사관들이 일일이 입국 심사를 진행해 심사가 오래 걸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 체류 시간이 4∼5시간에 불과해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내년에 무인 자동 입국심사대 설치로 크루즈 한 척당 제주항은 75분으로 50분 단축하고, 강정항은 76분으로 1시간30분을 줄일 수 있다.

법무부는 무인 자동 입국심사대 설치 이전에 심사관이 크루즈에 미리 승선해 제주도로 오는 과정에 신속하게 선상 심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크루즈 관광객의 제주 체류 시간을 늘리고 만족도를 높여 지역 상권과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