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30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북한군의 수는 이미 3000명을 넘어섰다”고 적었다. 그는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으로부터 쿠르스크 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더 많은 병력과 군사 장비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나라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최근 북한군 동향’ 자료를 통해 여러 출처의 정보·첩보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1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으며, 북한군은 현재 교대 또는 증원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대러시아 파병은 북한이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파병은 북한의 구상이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것을 신속히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군사령관도 지난 7일 캘리포니아주(州)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린 안보 관련 회의에서 북한이 먼저 러시아에 파병을 제안했고,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과 러시아 밀월관계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러시아 크레믈궁은 내년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행사에 북한군이 참여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레믈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내년 5월9일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군을 보내기로 한 여러 국가 중 북한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김 위원장이 전승절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가 수십년 만에 최대규모로 실시한 군사훈련에 북한이 옵서버로 참관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이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지난주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 훈련에는 북한 외에도 중국과 베트남, 이집트, 인도, 인도네시아, 카타르, 니카라과, 사우디아라비아, 태국도 대표단을 보내 참관했다. 국제 제재 대상인 북한은 군 관계자를 외국 훈련에 파견해 참관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