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유출한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른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의 자매가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자매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24일 확정했다.
두 사람은 숙명여고 1학년이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5차례 시험에서 이 학교 교무부장인 부친이 알려준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러 학교의 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다.
이들 자매는 줄곧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자매가 공범 관계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1심보다 다소 감경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내려졌다. 당시 재판부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던 학생들에게 직접 피해를 줬고, 공교육 등에 심각한 훼손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상고심에서는 수사 과정에서 자매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절차가 적법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피고인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피고인들이 휴대전화를 현실적으로 관리하고 있었으므로 경찰이 휴대전화를 압수할 때 아버지 현씨가 영장을 제시받았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에게 영장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나머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만으로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며 원심의 유죄 판단은 유지했다.
이 사건으로 두 딸보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 현모씨는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2020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