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퇴진 크리스마스!”
24일 오후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 주최로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콘서트 ‘다시 만들 세계’에 참석한 시민들은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며 이렇게 외쳤다. 시민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분노를 표하다가도, “울면 안 돼”를 “내란 안 돼, 계엄 안 돼”로 개사한 캐럴을 신나게 따라 부르며 거리에서 성탄 전야를 보냈다. 직장인 윤은정(33)씨는 “혼란한 시국에 어떻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다 이곳을 찾았다”며 “여러 사람들과 송년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약 10만명(주최 측 추산)의 참석자들은 콘서트 종료 후 광화문과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의 종로구 삼청동 공관을 지나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했다.
성탄절을 앞두고 서울 도심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동시다발로 열렸다.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열흘이 지났지만,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규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승강장 바닥에 죽은 듯 드러눕는 ‘다이인’(die-in)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민주주의 파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중증장애인도 노동하자”는 피켓을 들었다.
탄핵안 가결 이튿날부터 윤 대통령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헌재 인근에서 촛불문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25일 안국역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간다. 매일 퇴근 후 촛불행동 집회에 참석한다는 직장인 장모(54)씨는 “헌재가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보고 안심이 되지 않아 주말은 물론 주 중에도 짧게라도 집회에 들르려고 한다”며 “국민의 목소리와 불안한 마음을 헌재 재판관들과 검경도 알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인근 역시 크고 작은 집회의 주 무대가 되고 있다. 탄핵 전에는 집회가 열리지 않았던 곳이다. 진보당은 25일 오후 3시 관저 앞에서 ‘윤석열 체포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방배경찰서는 윤 대통령 체포·구속을 촉구하며 트랙터 상경 시위에 돌입, 22일 관저 인근인 지하철 한강진역까지 행진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하원오 의장과 사무국장 등 2명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집시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하 의장 등을 불러 집회 과정 전반을 수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은 경찰이 시민사회단체의 집회 신고에 대해 교통 소통 등을 이유로 금지·제한 통고를 남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