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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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악몽의 크리스마스이브’ 흥국생명, 투트쿠, 피치 공백 속에 도로공사에도 0-3 완패하며 ‘충격의 3연패’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외국인 선수 투트쿠(튀르키예)를 비롯해 주전 다수가 부상으로 빠진 흥국생명이 3연패의 늪에 빠졌다. 개막 14연승 뒤의 충격의 3연패다. 그야말로 악몽의 크리스마스 이브다.

 

흥국생명은 24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의 원정 경기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세트 스코어 0-3(17-25 18-25 18-25)으로 완패했다. 개막 14연승으로 무적행진을 벌이며 독주 체제를 갖추는 듯 했던 흥국생명은 지난 17일 정관장전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뒤 20일에는 2위 현대건설에 0-3으로 완패당하며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렸다. 6위로 하위권에 있는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도 셧아웃 패배를 당하면서 이제 선두 수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승점 40(14승3패)에 그대로 머문 흥국생명은 한 경기 덜 치른 현대건설(승점 37, 12승4패)이 25일 GS칼텍스를 상대로 승점 3을 챙기면 승점에서 동률이 된다. 현대건설이 승리해도 승패에서 앞서 1위를 지키겠지만, 이제는 정말 여유가 사라졌다.

 

지난 17일 정관장전 막판에 무릎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던 투트쿠는 한 달 이상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일 현대건설전에 이어 이날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한국도로공사전에선 아시아쿼터 미들 블로커 아닐리스 피치(뉴질랜드)마저 허벅지 통증으로 코트를 밟지 못했다.

 

투트쿠와 피치가 빠지면서 흥국생명의 공격은 왼쪽 측면에 집중됐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7점(공격 성공률 41.67%)을 터뜨렸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김연경의 아웃사이드 히터 파트너인 정윤주가 10점을 올려 화력을 보조했지만, 투트쿠 자리에 나선 문지윤(1점), 김다은(3점), 최은지(2점)까지 세 명이 도합 6점에 그치면서 화력에서 도로공사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날 팀 공격 성공률은 도로공사 44%, 흥국생명 31.37%로 크게 벌어졌다. 여기에 동 포지션 최강의 사이드 블로커인 투트쿠가 있던 시절엔 장점이었던 블로킹에서도 이날은 2-4로 밀렸다. 범실마저도 24-17로 상대보다 7개가 더 많았다. 흥국생명이 단 한 세트도 20점을 넘길 수 없던 이유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아시아쿼터 대체 외인으로 V리그에 재입성한 타나차(태국)가 14점을 폭발시키며 세 경기 연속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강소휘(13점)와 니콜로바(11점)까지 삼각편대가 고르게 공격분배를 가져가면서 시즌 첫 3-0 승리를 거두며 2연승에 성공했다. 시즌 첫 연승이다. 승점 3을 추가해 승점 15(5승12패)가 된 한국도로공사는 5위 페퍼저축은행(승점 16, 5승11패)와의 승점 차를 1로 줄이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