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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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에 꽃피운 한국문학… 25년 ‘번역 에세이’

나는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 임영희/ 자음과모음/ 1만6000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많은 이들이 우리 문학작품의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고 있다. 이런 가운데 25년 동안 프랑스에 250여권의 한국문학 작품을 번역하고 소개해온 저자가 번역가가 되기까지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낸 에세이를 내놔 눈길을 끈다.

1988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파리5대학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나 직업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낙담한 저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한국을 프랑스에 알리는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그 방편으로 한국문학 번역을 선택한다.

임영희/ 자음과모음/ 1만6000원

저자는 1999년 문예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조정래의 소설집 ‘유형의 땅’을 번역해 출간하며 번역가로 데뷔한다. 그리고 김진경·김재홍의 그림책 ‘고양이 학교’를 번역해 2006년 프랑스 앵코럽티블 문학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번역가의 길로 접어든다. 무엇보다 저자가 번역한 작품들이 성공을 거두자 프랑스 출판사는 한국문학 컬렉션 기획을 저자에게 맡기며 번역가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다.

저자가 번역가로 나설 때보다 지금 한국문학의 위상이 훨씬 높아졌지만 여전히 번역가로서 살아가는 것은 녹록지 않다. “번역에서 충실성이란 단어와 단어가 아닌, 세계와 세계를 충실하게 옮기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모든 예술 분야가 그렇듯 문학 번역 역시 열정으로 하는 작업이다. 이걸로 먹고살 수 있거나 적어도 최저 기본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전업 번역가로 거의 성공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경제적인 풍요를 누리고 싶다면 다른 직업을 선택하라”며 번역가의 고충을 토로한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