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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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 역대 최대인데…2025년 탄핵 정국·트럼프 ‘비상’

304억→327억→330억 매년 증가
외투기업 64% “내수 진출용 투자”
글로벌 통상·정치 불확실성 증대로
2025년 외투 유치 회의적 시각 커져
정부 “기관, 중앙·지방 역량 총결집”

올해 외국인직접투자가 330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내년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12·3 비상계엄사태에서 시작된 탄핵 정국 등으로 실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 본사에서 ‘중앙·지방 외국인투자 정책협의회’를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정 본부장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올해 외국인직접투자가 33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중앙정부의 선제적 대응노력과 지자체의 지역별 특성을 살린 투자유치전략이 결합하면 더 많은 외국인투자를 끌어내 지역경제와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외국인직접투자는 2022년 304억달러에서 지난해 327억달러, 올해 330억달러로 매년 증가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정부에 따르면 외투기업은 우리나라 수출의 21%, 고용의 5%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등록된 외국인투자 기업의 수는 1만8794개에 달한다.

 

외투기업은 국내 산업 공급망과 기술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투기업 1000여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곳 중 3곳(29.3%)이 연구개발(R&D)를 수행 중이다. 제품 생산 주요 조달 경로는 수입보다 국내 비중이 높았고, 특히 국내 중소기업을 통한 비중이 33.9%로 국내 대기업(21.6%), 해외 모기업(27.1%)를 넘어 가장 높았다. 또 외투기업 10곳 중 6곳 이상(63.7%)의 주요 투자 목적은 ‘내수시장 진출’이었고, 77.8%는 매출액 비중 중 내수 판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에선 2025년에도 외투 호실적을 이어나가기 위해 최근의 통상동향과 주요 현안을 검토하고 투자 유치를 위한 정부 정책방향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 지속되는 지경학적 갈등 등으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외국인직접투자 확대의 동력을 유지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관 간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지자체 관계자들은 외국인투자 유치와 통상 대응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대내외적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비상한 각오로 다각적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또 중앙부처와도 긴밀히 정보를 공유해 대응방안을 협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협의회에서 논의된 사항들은 2025년 외국인투자정책 추진방향을 마련하는 데 반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외국인투자가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확대, 규제개선, 기업지원체계 구축 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외국인투자 및 통상과 관련한 산업부·지자체 간 정책협의회를 연 2회 이상 정례적으로 개최해 중앙·지방간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경제계에선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영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면서 외국인투자 유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 상황을 앞두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계엄 사태 직후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계엄 해제 등 우리나라 시스템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신용등급을 낮추지 않았다”며 “권한대행마저 탄핵당하면 어느 외국인 투자자가 무정부 상태인 나라에 투자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