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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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운동 “밖에서”vs“안에서”…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인 것은? [건강+]

눈 쌓인 한겨울 야외운동. 게티이미지뱅크

 

겨울일수록 밖에서 운동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날이 추우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해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평소보다 운동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위에 집 밖을 나가기 쉽지 않은 이른바 ‘집돌이’와 ‘집순이’, ‘수족냉증족’들을 위한 희소식이 있다.

 

겨울철 추운 실외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따뜻한 실내에서 운동하는 편이 식욕 조절과 다이어트에 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영국 아버딘대학과 버밍엄대학 연구팀은 추운 곳에서의 운동이 식욕 호르몬과 음식 섭취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50.1세인 과체중 참가자 16명을 대상으로 온도가 8도인 곳과 20도인 곳에서 무작위로 45분간 러닝머신을 시켰다.

 

이어 운동이 끝난 후 참가자들을 뷔페로 데려가 음식을 먹게 하고, 이들의 식욕 호르몬 농도와 음식 섭취량 등을 측정했다.

 

실내 러닝머신. 게티이미지뱅크

 

그 결과, 추운 장소(8도)에서 운동했던 그룹은 따뜻한 장소(20도)에서 운동했던 그룹에 비해 탄수화물을 더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 혈중 농도는 추운 장소에서 운동한 사람들이 따뜻한 장소에서 운동한 사람들에 비해 최대 0.24pg/mL 높았다.

 

추운 곳에서 운동하면 따뜻한 곳에서 운동할 때보다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고, 장기와 세포에 영양분 공급이 더디거나 효율적이지 못해 배고픔을 더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과체중인 사람의 경우 추운 곳에서 운동하는 것이 따뜻하고 중립적인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운동 후 식욕 호르몬을 더 자극해 음식 섭취량이 많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추운 겨울에는 바깥보다 실내에서 운동하는 편이 식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스포츠와 운동 의학 및 과학 저널’에 지난 2015년 게재됐다.

 

추위가 음식 섭취량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추위가 음식 섭취량을 증가시킨다는 신규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국립보건원의 당뇨병·신장 질환 연구소는 47명의 참가자들을 냉기가 나오는 19도의 저온 방과 23.5도의 열중성 조건 방에 네 번 노출시킨 뒤 방 안에 있는 자판기 음식을 24시간 임의대로 먹게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냉기가 나오는 방에 머무는 동안 열중성 조건의 방에서보다 13%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가벼운 추위에 노출될 경우 신체의 열 발생 과정이 활성화돼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식욕과 에너지 섭취량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위에 대한 혈장 호르몬, 소변, 피부 및 심부 온도 등의 생리적 변화 또한 에너지 섭취와 에너지 대사 증가에도 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미국 ‘임상 영양 저널’에 발표됐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