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계에서 전설로 평가받는 재일교포 선수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이 수 년 전 일본으로 귀화했다고 밝혔다.
1일 발행된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장훈은 “처음 말하지만, 수년 전 국적을 바꿨다. 지금은 일본 국적”이라고 말했다.
장훈은 “한때 어느 (한국) 정권이 재일교포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적이 있다”며 “멋대로 일본에 갔다든지, 다른 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식이었다. 전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장훈은 재일교포는 일본에 오고 싶어서 온 사람이 아니라며 “병역을 이행하려고 혹은 먹지 못해 왔고, 모두 필사적으로 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부모 핏줄을 이어받아 재일교포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1940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인 장훈은 1959∼1981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며 최다안타 기록(3085개)을 세웠다. 그는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으면서도 줄곧 한국 국적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귀화 사실을 밝혔다.
이어 일본과 한국 사이에는 역사적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고 “(일제강점기에) 차별이 있었고, 간토대지진 때는 ‘방화했다’라거나 ‘독을 넣었다’는 헛소문이 난무해 많은 조선인이 희생됐다”며 “일본인은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면서 도로와 학교를 만들어줬고, 한국과 협력한 덕분에 한국이 발전한 국가가 됐다면서 “서로 더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훈은 은퇴 후 야구 평론가로 오래 활동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특별보좌를 지내기도 했다.
1980년 대한민국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고 2007년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그는 훈장에 대해 “오랜 기간 한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재일교포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야구를 한 덕분”이라면서도 “몇 년 전 한국 야구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을 준다고 관계자가 찾아왔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야구계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그는 “오랜 세월 한일 가교 역할을 하고, 재일 한국인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야구한 덕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20년 넘게 특보로 일했는데 한국시리즈, 올스타전 초대는 한 번도 없었다”며 “한국의 나쁜 점이다. 은혜도 의리도 잊어버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