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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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졸업식인데…" 제주에 발 묶인 시민들 '당황'

"졸업식 가야하는데…어제 비행기 결항 소식에 머리가 아팠습니다"

 

제주지역 기상이 악화하면서 항공편이 대거 결항하면서 제주에 발이 묶인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대체 항공편을 알아보거나 일정을 변경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10일 오전 6시10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대합실 항공사 발권 데스크 맨 앞줄에 자리를 잡은 박모(17)군은 "오늘 중학교 졸업식인데 참석하지 못할까봐 두근두근하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지난 2일 축구 전지훈련을 위해 제주를 찾은 박군은 전날 밤 비행기로 떠날 계획이었지만 강풍에 비행기가 결항하면서 졸업식 참석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날 오전 제주공항에는 대체편을 통해 제주를 떠나려는 결항편 이용객들이 몰리고 있다.

 

공항에서 밤을 지샜다는 관광객은 "피난민처럼 공항 바닥에서 잠을 잤다"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등에 따르면 전날 운항 계획(9일 오후 8시 기준) 항공편 395편 가운데 국내선 155편(출발 75편·도착 80편)과 국제선 8편(출발·도착 각 4편) 등 모두 163편이 결항했다.

 

지연은 국내선 22편(출발 9편·도착 13편), 국제선 도착 1편이다.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약 1만여명의 체류객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 측은 자체대책반을 구성, 공항에서 숙박하는 체류객에게는 경비인력을 배치하고 매트리스, 생수 등 생필품을 제공했다. 난방 및 편의점 등 각종 시설도 연장 운영했다.

 

제주도는 대체로 흐린 가운데, 대설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도산지, 중산간에는 시간당 1㎝ 내외, 한라산 서쪽지역에는 시간당 0.5㎝ 내외의 눈이 내려 쌓이고 있다.

 

기상청은 제주도 남부지역에도 앞으로 많은 눈이 내려 쌓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오전 6시를 기해 대설특보를 발표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안지역에도 눈이 내려 쌓이면서 빙판길 및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면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예상되니 교통안전과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