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최근 휴전 및 인질 석방에 합의한 데 대해 자신의 팀이 이 합의에 관여했기 때문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본인이 했다고 하는 것은 불쾌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인터넷 방송 ‘댄 봉기노 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 합의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합의는 결코 없었을 것이고, 인질은 풀려날 수 없을 것“이라며 “바이든이 자기가 했다고 하는 건 불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합의 도출시 상황이 ”카터-레이건 상황과 매우 닮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발생한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 인질 사태가 1980년 대선에서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후보가, 현직이었던 카터 당시 대통령에 승리한 뒤 해결됐던 상황을 상기한 것이다.
그는 ”내 공을 인정받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난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들을 빨리 귀환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평화 특사를 중동에 파견해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휴전안의 핵심 쟁점에 대해 타협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내가 (20일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기 전에 그것(휴전및 인질석방 합의 시행)이 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은 20일이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휴전 시행 일자는 19일이다. 다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마지막 순간에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합의 일부를 파기했다고 주장하면서 휴전안 승인을 위한 내각 소집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가 파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없지 않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보다 먼저, 가자지구 휴전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중동에서 인질들을 위한 합의(석방 합의)에 도달했다“며 “그들(인질들)은 곧 풀려날 것이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나의 외교는 이 일을성사하기 위해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며 ”이는 하마스가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고, 레바논 휴전과 이란의 약화 이후 지역 정세가 변화한 것에 따른 결과일 뿐 아니라 끈질기고 고된 미국 외교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전에 예정됐던 고별 기자회견에서 “이 협상이 내 행정부에서 개발되고 진행됐지만, 차기 정부에서 대부분 이행될 것”이라며 “지난 며칠 동안 (트럼프 당선인 측과) 우리는 한 팀으로 일했다“고도 전했다. 다만 그는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 취재진으로부터 트럼프 당선인과 자신 중 누가 더 협상 성사에 공이 있는지를 질문받고선 “그건 농담인가”라며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