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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린 상장사가 전년보다 18% 증가한 87개사로 5년 이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의무 신설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경영권 분쟁이 더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최근 경영권 분쟁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상장사의 ‘소송 등의 제기·신청(경영권분쟁소송)’은 지난해 87개사·315건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건수 기준으로는 전년 266건보다 18.4% 증가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기업은 중소기업이 59개사(67.8%)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22개사(25.3%), 6개사(6.9%)로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분쟁에 덜 노출됐다. 2022년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중견·중소기업은 35.3%이지만 경영권 분쟁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3.1%에 달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비교적 소액으로도 경영권 공격이 가능하고, 지분구조가 단순한 경우 경영개입이 용이하며 분쟁 발생 시 대응 인력과 자금 등이 부족해 경영권 공격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영권 공격을 받은 상장사는 대체로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등의 우호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경영권 분쟁을 공시한 87개사 가운데 중소기업의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2.7%로 대기업(29.9%), 중견기업(34.5%)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현재 추진 중인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 중소·중견 기업을 노린 경영권 분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