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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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대통령이 홍보한 ‘밈코인’, 몇 시간 만에 94% 폭락…코인사기 논란

입력 : 2025-02-16 10:25:58
수정 : 2025-02-16 10: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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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을 위한 민간 프로젝트라고 홍보한 ‘리브라(LIBRA)’ 밈 코인이 단 몇 시간 만에 94% 폭락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 클라린, 라나시온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홍보 게시글 이후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리브라 코인 시세는 가파르게 오르다가 빠르게 대폭락했으며,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작전 사기 사건인 ‘러그 풀’(RUGG PULL)로 보고 있다. 러그 풀은 프로젝트 담당자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은 후 모든 자금을 빼돌리고 사라지는 사기를 말한다.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EPA연합뉴스

이번 사건으로 아르헨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조사 및 내주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거론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7시에 밀레이 대통령은 “자유주의 아르헨티나는 성장한다!!! 이 민간 프로젝트는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을 장려하고 아르헨티나의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자금을 지원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며 “전 세계가 아르헨티나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라며 관련 링크를 엑스(X·전 트위터)에 게재하면서 밈 코인 리브라를 홍보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홍보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리브라 밈 코인 시세는 한 때 4.978달러(7175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최하 0.19달러(274원)까지 급락했으며, 최고가 대비 현재 94%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리브라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면서 소수의 계정에서 대량 매도세가 나왔으며, 이를 현금화해서 빼돌리면서 급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밀레이 지지자들은 대통령 계정이 해킹된 게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했지만, 밀레이 대통령은 기존의 홍보 게시글을 삭제하고, 두 번째 글을 올리면서 해명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모르면서 글을 올렸기 때문에 기존홍보 게시물을 삭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 건으로 자신을 비난하는 반대 세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히려 경고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일간 클라린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현직 대통령이 밈 코인 사기에 가담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탄핵 사유가 된다고 보도했다.

 

또 소수 야당인 시민연합당은 정부가 국회에 나와서 이번 사태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회당은 대통령 탄핵소추안까지 거론하고 있다.

 

최대 야당인 페론당은 소속 의원들의 개별 의견이 SNS에 올라오고 있으나, 당 차원에서 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