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춘천 개최와 관련해 각종 문제를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나유경 춘천시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대표이사는 “나 의원은 AFC 규정에 대한 아무런 이해 없이 잘못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국제축구연맹(FIFA)이 금지하고 있는 스포츠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이사는 이달 17일 강원FC 사무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나유경 춘천시의원 실명을 언급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이사는 “나 의원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지난해 강원FC가 준우승을 하면서 ACLE를 치를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고, 춘천시도 최소 두 경기 정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이는 AFC 규정을 전혀 알지 못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AFC 규정상 분산 개최는 불가능하기에 춘천시와 협의조차 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며 “앞서 강릉과 우선 협약 관계가 맺어진 상태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이사는 “나 의원은 또 ACLE 개최를 위해서는 5성급 호텔 2개 이상과 천연잔디구장 2면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역시 규정과 맞지 않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텔은 지역 내에 5성급이 없다면 4성급도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마땅한 천연잔디구장이 없으면 경기장을 훈련장으로 제공해도 된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이사는 “나 의원은 지난해 강원FC 유니폼 색상을 두고도 정치적으로 연결시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며 “나 의원은 FIFA가 금지하고 있는 스포츠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멈춰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나 의원은 지난해 강원FC 2024시즌 유니폼을 두고 “김진태 도지사가 구단주가 되자 유니폼을 (기존 오렌지색에서) 레드 색상으로 바꿨다. 선거를 앞두고 다분히 정치적이지 않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축구 팬들은 ‘붉은 색이 아니라 채도가 짙은 오렌지색’, ‘골키퍼 유니폼은 초록에서 파란색으로 바뀌었는데 그럼 더불어민주당 입김이 작용한 것인가’, ‘스포츠를 정치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건 정치꾼이나 하는 짓’이라며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강원FC 관계자는 “색상이나 디자인은 유니폼 제작업체와 협의해 결정한다”며 “2024시즌 색상은 동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오렌지 레드색상”이라고 논란에 선을 그었었다.
김 대표이사의 기자회견 후 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춘천은 처음부터 ACLE를 춘천에서도 개최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구단이 무시했다. 규정을 모를 리 없는 김 대표이사는 강릉이 불가능할 것을 예견하고 플랜B를 세웠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진즉에 포기하고는 준비되지 않은 춘천에 갑질하는 것”이라며 “김 대표이사의 무능과 갑질이 도를 넘고 있다. 구단의 미래를 해치는 김 대표이사는 사퇴하라”고 날을 세웠다.
강원FC는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1 준우승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과 함께 창단 후 처음으로 ACLE에 진출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강릉종합운동장이 홈경기 유치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개최 불가 판정을 받았다.
강원FC는 또 다른 홈구장이 있는 춘천시와 개최 여부를 두고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