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나와!”
프로농구(KBL) 수원 KT가 천신만고 끝에 한국가스공사와의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를 뚫고 4강 PO 진출에 성공했다. KT의 4강 PO 상대는 정규리그 1위 SK로, ‘통신사 더비’가 성사됐다.
KT는 20일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BL 6강 PO 5차전에서 한국가스공사를 78-76으로 이겼다. 4차전에서 공격 리바운드 21-7의 절대 우세에도 불구하고 75-79로 패하며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와야 했던 KT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4강 PO 진출에 성공했다. KT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갔지만 부산 KCC에게 1승4패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쿼터 초반 9-18까지 뒤졌던 KT는 토종 트리오 허훈(사진)과 하윤기, 문정현의 활약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치열한 난타전 끝에 전반을 2점 앞선 41-39로 마쳤다. 3쿼터 들어 KT는 위기에 몰렸다. 한국가스공사의 공격 핵심인 앤드류 니콜슨이 무릎 부상으로 나가면서 유리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김낙현에게 3연속 3점슛을 얻어맞으며 경기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3쿼터 막판 힘겹게 따라붙은 KT는 60-62로 뒤진 상태에서 4쿼터에 돌입했다.
마지막 쿼터가 시작되자 KT는 힘을 냈다. 에이스 허훈의 안정된 경기 조율 아래 토종 빅맨 하윤기가 한국가스공사 골밑을 폭격했다. 하윤기는 허훈과의 2대2 공격으로 손위운 골밑 득점을 올리고, 연속 공격 리바운드 후 골밑 득점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의 반격도 매서웠다. 경기 종료 2분10초 전, 벤치 멤버 곽정훈이 3점슛으로 73-74로 역전했고, 김준일이 골밑 득점을 성공해 73-76으로 달아났다.
위기에 빠진 KT를 구한 건 아시아쿼터 조엘 카굴랑안(필리핀)이었다. 경기 종료 49초를 앞두고 카굴랑안이 던진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갈랐다. 76-76 동점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건 에이스 허훈이었다. KT 벤치는 타임 아웃 없이 허훈에게 공격을 맡겼고, 허훈은 1대1 공격을 택했다. 골밑 돌파로 상대 수비를 떨궈낸 허훈이 경기 종료 2.8초 전 던진 뱅크슛이 백보드를 맞고 들어가면서 KT의 승리로 끝났다. 허훈은 12득점 3어시스트를, 하윤기는 팀 내 최다인 19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니콜슨이 22점, 김낙현이 14점으로 분전하며 창단 첫 4강 PO를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 1분을 지켜내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