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급 학생이 교사에 위해를 가한 사건이 한달 만에 또다시 발생한 가운데 교육당국의 관련 대응메뉴얼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교육당국이 대책마련에 손을 놓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8일 경찰과 교육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3분쯤 청주의 A 고교에서 2학년 B(18)군이 휘두른 흉기에 교장, 환경실무사, 행정실 주무관이 가슴·복부 등의 부위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이날 교육청에서 사건 관련 브리핑을 열고 피해 교직원이 학교로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특수교육대상 학생 교육·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건영 교육감은 “예측할 수 없었던 사건이지만 이같은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앞으로 필요한 교실에 대해서는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육감은 이어 “이번 사건 전후를 면밀히 살펴 원인을 분석하고 교육청 관련 부서와 전문기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대책방안을 만들겠다”며 “특수학급 학생에 대한 낙인 등 2,3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관련 방안을 마련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3월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한달이 넘은 현재까지 관련 대책 마련은 제자리걸음 상태이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8일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특수학급 중학생이 여교사를 폭행해 강제전학 조치됐다. 학교 규정에 따르면 특수학급 교사 자리에 비상상황에 대비해 비상벨만 설치돼있을 뿐 상황 대응에 대한 매뉴얼은 따로 없었다. 상황이 발생하면 교사는 교무실과 연결되는 비상벨을 눌러 상황을 알리고, 대응이 가능한 교원이 지원을 하게 돼있다.
당시 사건 후에 교육청은 재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한달이 지난 현 시점에도 대응매뉴얼 구축은 공회전하고 있다.
윤 교육감은 이날 관련 질의에 대해 “지난 3월 중학교 사건 이후 재발 대책을 마련하려고 준비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긍정행동지원에 대해서 학교 지원, 학생 심리나 돌발적인 행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행동프로그램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흉기 난동을 벌인 B군은 장애복지카드(장애등급) 발급 대상은 아니지만 지적장애특수교육대상자로, 학부모의 의지에 따라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은 지난해 고교에 입학해 특수학급에 배치됐다가 2학년이 되는 올해 2월 일반학급으로 재배치됐다. 수업은 일반학급에서 했으나 상담은 특수학급서 받았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가 일반학급에서 공부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B군이 평소 학급 내에서 난동을 피우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이날 등교는 평소보다 일찍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 학교와 교육당국의 늑장대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사건 발생은 오전 8시30분쯤이었지만 학교측이 학부모에 안내 문자를 발송한 시각은 2시간30여분 후인 오전 10시52분이었다. 문자 내용도 사건 관련 내용 없이 ‘안정적으로 잘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지역의 한 학부모는 “아무리 사건이 급박하게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안전 조치를 했어야 한다”면서 “사건 인지를 못한 게 안전한 게 아니라 더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