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가 임박한 가운데 국민이 그를 불러냈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온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후보가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썼던 표현이기도 하다. 윤 전 대통령이 그랬듯, 이번 대선에선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기다리는 국민이 많다는 게 지지층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 권한대행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과거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선 출마 직전 받아들었던 여론조사 결과와 차이가 크다.
30일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한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반대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2∼24일 전국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의견을 묻는 말에 응답자의 70%가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에 충실하고, 대통령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그만두고, 대통령 선거에 직접 나서는 것이 좋다’는 응답(23%)의 3배가 넘는다. 한 권한대행은 대선후보 적합도 질문에서도 11%의 지지를 받아 42%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격차가 상당했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2∼25일 전국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한 권한대행 출마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60%로, 찬성 응답(32%)과 거의 두 배 격차가 났다. 한 권한대행 출마를 반대하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비상계엄 사태 연관성 의혹’(31%), ‘윤석열정부 실패에 대한 책임’(30%),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중립성 위반’(25%) 등을 꼽았다. 한 권한대행은 전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10%를 얻는 데 그쳤다.
앞서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와 관련해 “처음에는 주저하다가 마음의 결심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민적 요청이라고 그럴까. 국민적 지지가 자꾸 늘어났다. 국민이 불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권한대행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안 나갈 수 없게끔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한 권한대행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 권한대행을 향한 여론은 4년 전 윤 전 대통령 때와는 다르다. 문재인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 전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보수진영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받았다. 그해 3월 검찰총장에 사임한 이후엔 그의 대선 출마를 바라는 국민적 기대가 점점 더 커졌다. 그가 출마를 공식 선언한 6월29일 직전 여론조사를 보면 이미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공고한 ‘2강’이 형성돼 있었다.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그해 6월19∼20일 전국 유권자 10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묻는 항목에 윤 전 총장은 32.0%로 1위를 달렸다. 2위인 이 지사 지지율은 29.3%였다.
두 사람의 가상 대결에서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4.6%포인트 높게 나왔다. 모두 오차범위 내 격차지만 당시 윤 전 총장의 지지세를 가늠할 수 있는 결과다. 윤 전 총장은 보수 야권 대선주자 중에서도 35.4%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엠브레인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가 같은 해 6월21∼23일 전국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를 봐도 전체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20%의 지지를 받아 27%를 얻은 이 지사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선 25%를 받아 1위를 달렸다. 2위 유승민 전 의원(9%)과 16%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선 출마설이 나오는 한 대행은 다음 달 1일 공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출마 선언은 다음 날인 2일에 할 것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에 앞서 한 대행 측 실무진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대선 경선 때 사용하던 사무실을 넘겨받으며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KBS-한국리서치 조사는 무작위로 추출된 휴대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 응답률은 20.5%다.
•MBC-코리아리서치 조사는 무작위로 추출된 휴대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6.5%다.
•JTBC-리얼미터 조사는 무선 100% RDD 자동응답 전화조사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6%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 NBS 조사는 무작위로 추출된 휴대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25.2%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