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 해도 낳겠다”…2030 여성, 비혼 출산 인식 급변

20대 여성 비혼 출산 찬성률 28.4%→42.4%…남성보다 변화폭 더 커
“시댁·결혼 부담 벗어나”…여성 중심으로 확산되는 비혼 출산 긍정 인식

한 임산부가 침대에 누워 아기 신발을 바라보고 있다. 결혼보다 출산을 먼저 선택하는 여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비혼 출산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검토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꾸준히 확산되는 가운데, 여성의 인식 변화 폭이 남성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의뢰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비혼 출산 동의율은 2008년 대비 2023년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통계청 자료를 재구성한 결과, 20대 남성의 비혼 출산 동의율은 2008년 32.4%에서 2023년 43.1%로 상승했고, 20대 여성은 같은 기간 28.4% → 42.4%로 14%포인트 증가해, 남성(10.7%포인트 상승)보다 더 큰 변화 폭을 보였다.

30대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30대 남성은 28.7% → 43.3%, 30대 여성은 23.9% → 40.7%로 상승했다. 이 또한 여성의 동의율 증가 폭(16.8%p)이 남성(14.6%p)을 앞질렀다.

비혼 동거에 대한 수용도도 높아졌다. 20대 남성은 2008년 67.2%에서 2023년 81.1%로, 20대 여성은 55.6% → 81.0%로 상승해 25.4%포인트의 큰 변화 폭을 나타냈다.

30대 역시 남성은 58.0% → 82.2%, 여성은 50.1% → 78.3%로 변화했다.

연구진은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남성 > 여성, 20대 > 30대 순으로 동의율이 높지만, 그 격차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실제 비혼 출산율은 아직 매우 낮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비혼 출산율은 3.9%로, 같은 해 OECD 평균(41.0%)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다만 이 수치는 2023년 4.7%로 소폭 상승했다.

정부는 변화하는 인식 흐름에 맞춰 비혼 출산을 저출생 해소의 대안 중 하나로 보고, 정책적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결혼이나 시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동의율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합계출산율이 0.75명인 지금, 방식보다 출산 자체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속, 세액 공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혼 출산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