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맨시티) 홈구장 관중석에 주장 케빈 더브라위너(34·벨기에)를 위한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킹 케브(King-Kev·더브라위너의 애칭)’라고 적힌 현수막에는 더브라위너와 작별을 아쉬워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21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37라운드 맨시티와 본머스 경기가 바로 10년간 팀을 위해 헌신한 슈퍼스타의 홈 고별전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더브라위너와 맨시티 계약은 끝났고, 둘은 인연을 정리하기로 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더브라위너는 변함없는 기량을 뽐냈다. 더브라위너는 창의적인 패스와 날렵한 움직임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5만 관중은 더브라위너 플레이마다 환호했다. 더브라위너는 맨시티가 2-0으로 앞선 후반 24분 교체됐다. 맨시티는 더브라위너의 142번째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그의 마지막 길을 빛냈다. 승점 68(20승8무9패)을 쌓은 맨시티는 3위로 뛰어올라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이 유력해졌다.
더브라위너는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2015년 독일 VfL 볼프스부르크를 떠나 맨시티에 입단한 더브라위너는 맨시티에서 세계 최고 미드필더로 성장했고 10년간 EPL 284경기에 나서며 슈퍼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더브라위너는 2022∼2023시즌 맨시티의 첫 UCL 우승을 경험했다. 또 맨시티는 더브라위너와 함께 EPL 6차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2차례, 리그컵 5차례 등 19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맨시티는 이런 더브라위너 업적을 기리기 위한 동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맨시티는 경기가 끝난 뒤 더브라위너를 위한 시간을 따로 마련했다. 더브라위너는 가족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돌며 인사했다. 대형 스크린에는 더브라위너와 함께 뛰었던 뱅상 콩파니 독일 분데스리가 뮌헨 감독과 세르히오 아구에로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코치 등 전설적 축구인 영상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더브라위너는 물론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과 동료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더브라위너는 “제 세 아이가 태어난 맨체스터는 저와 제 가족의 집”이라며 “이 팀과 팬들 덕분에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맨체스터에서 뛴 모든 순간이 자랑스럽고 무엇보다 즐거웠다”며 “이제 인생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겠지만 제 마음은 늘 이곳에 있을 것”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엘링 홀란 등 동료들은 헹가래로 그를 보냈고, 더브라위너는 가족들 손을 잡고 도열한 선수들 사이를 빠져나갔다.
더브라위너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더브라위너가 7월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을 희망한 만큼 새로운 팀에서 현역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