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연금개혁을 더 크게 이슈화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가 각 대선 후보 연금 공약을 평가한 자리에서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공약에 대해서는 “청년 편향적”이라고 평했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은 23일 ‘21대 대선후보 연금정책 공약 평가 및 대선요구안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대선 후보별 연금공약 평가 내용을 공개했다.
연금행동은 민주당 이 후보의 연금개혁 공약 비전이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 공약 중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및 연금개혁 지속 추진’은 다소 선언적 형태로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평했다.
연금행동은 이 공약이 ‘생애주기별 소득보장체계 구축’이란 주제 아래 포함돼 있는 등 많은 연금공약이 더 큰 주제 아래 하위공약 형식으로 제시된 데 대해 “지난 4월 3차 연금개혁이 성사됐으므로 이를 그대로 지키고 연금개혁을 더 크게 이슈화하지 않기 위해 연금공약을 다른 공약 속에 숨겨두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행동은 이 후보에 대해 “대통령 당선 시 3차 연금개혁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연금개혁을 책임감 있게 추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혁의 명확한 목표와 비전이 모호한 걸 보면 추진 의지도 모호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국민의힘 김 후보 공약에 대해선 “가장 핵심적이고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건 청년층을 겨냥한 공약”이라며 “청년 편향적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연금이 모든 세대에 관련된 사회보장제도라는 점에서 특정 세대만을 겨냥한 연금공약은 전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로서 부적절하다”고 했다. 실제 김 후보 연금공약은 ‘청년안심 국민연금 2차 개혁으로 청년세대 부담 완화’로 방향성을 잡고 있다.
연금행동은 이 또한 “선언적으로 제시돼 있을 뿐 뚜렷한 내용은 없다”며 자동조정장치 도입 검토가 내용의 전부라 지적했다. 다만 자동조정장치는 모든 세대 연금액을 삭감할 뿐 아니라 청년층 삭감액이 그 중에서도 많을 수밖에 없는 만큼 ‘청년안심 연금’이라 부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연금공약의 핵심으로 신·구 연금 분리라고 봤다. 연금행동은 “신·구 연금 분리도 청년층을 겨냥한 것이며 그와 동시에 공적연금을 민간보험처럼 바라보는 철저히 재정중심적·민간연금적 시각에 기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신·구 연금 분리에 대해 구연금에 남게 되는 최대 170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감당할 방법이 마련돼야 하지만 국고 조기 투입 외 구체적 방안이 부재한다고도 지적했다. 연금행동은 이와 관련해 “국고를 매년 100조원씩 투입해도 20년이 소요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