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을 일주일 앞둔 27일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는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 정치 개혁과 개헌, 외교·안보 정책을 두고 후보들 간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공약과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서로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끊이지 않으며 한국 정치의 극단적인 분열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동조한 ‘내란 세력’이라고 집중 공세를 펼치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에게는 비상계엄 당시 술을 마시고 국회에 늦게 도착했다고 쏘아붙였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방탄입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지난 총선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낙천한 이른바 ‘비명횡사’ 논란 등을 잇달아 제기하며 이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준석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이재명 후보가 과거 형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은 ‘형수 욕설’ 논란을 꺼내 들었고, 김 후보를 내란 세력으로 몰며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위성정당 방지법과 비례대표제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개헌 분야 토론에서 기존에 발표한 대통령 4년 연임제가 1회에 한해 연이어서만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의 입법독재에 대한 공격에는 윤석열정부가 거부권을 41차례나 행사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를 향해서는 ‘내란 세력 그 자체’, ‘윤석열 아바타’라고 맹공을 퍼붓고, 과거 김 후보의 캠프 인사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처벌을 받았다고 공격했다.
김 후보는 정치 개혁 분야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입법폭주, 탄핵 남발, 방탄입법, 카톡도 검열한다고 한다. 이게 바로 이재명 괴물 정치, 괴물 독재의 신호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의 주변 인물 사망에 대해 거듭 언급하고, 이 후보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대북송금 의혹, 민주당의 사법개혁 관련 입법을 언급하며 ‘괴물 국가를 만드는 괴물의 우두머리’라고 비난했다. 김 후보는 개헌을 하면 계엄 요건을 강화하겠느냐는 권 후보의 질문에 “제가 계엄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계엄 발동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 후보가 민주당 대표로 ‘부정부패 연루자에 대한 직무 정지 규정’을 담은 당헌을 개정한 점 등을 언급하며 “사회규칙이나 제도에 대한 존중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외교·안보 분야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미동맹을 실질적, 포괄적, 점진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한·미·일 협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대북송금 사건을 언급하면서 “김문수는 그들과 다른 투명하고 당당한 남북관계를 만들겠다. 한·미동맹을 축으로 핵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핵무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한·미동맹의 범위내에서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준석 후보는 “대한민국을 동맹에 의존하는 나라가 아니라, 동맹을 설계하고 이끄는 나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