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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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20만원’ 전남 출생수당, 출산율 회복 견인

입력 : 2025-06-03 06:00:00
수정 : 2025-06-02 18: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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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시행 5개월 만에 성공 안착
1분기 합계 출산율 1.13명 전국 최고
1∼3월 출생아 수도 전년比 6.5%↑
18세까지 총 4320만원 현금 지원
장기·정기적 정책 설계 효과 주효
일각선 현금성 정책 경쟁 우려도

전남도가 올해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전남도-시군 출생기본수당’이 시행 5개월 만에 성공리에 안착하며 출산율 회복이라는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현금성 출산 지원 정책이 지방자치단체 간 현금지원만 경쟁적으로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전남도가 통계청 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남 합계출산율은 1.13명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는 전국 평균(0.82명)보다 0.31명이나 높은 것이다. 올 1∼3월 누적 출생아 수도 22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다.

이 같은 출산지표는 지난해 합계출산율(1.03명·전국 1위)이 1.0명대를 회복한 저출생 추세 반전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지난해부터 준비한 출생기본수당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남도는 보고 있다.

2024년 이후 전남에서 출생한 아동에게 매월 20만원씩, 18세까지 총 4320만원을 지원하는 출생기본수당은 정책 준비 단계에서 전문가와 부모들이 직접 제기한 학령기 이후 양육 부담을 반영한 ‘현장 중심·수요자 중심’ 정책이라고 전남도는 설명했다. 영유아기에 집중됐던 기존 일회성 지원의 한계를 넘어 자녀 성장 전반을 고려한 장기적이고 정기적인 정책 설계가 주효해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 전환과 함께 출산 친화 분위기 조성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올 2월 출산가정 간담회에 참석한 한 보호자는 “기존 지원은 대부분 바우처 형태이고 영유아기에 집중됐지만, 출생기본수당은 현금으로 지급돼 실질적 도움이 된다”며 “특히 18세까지 이어져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주고 양육비 부담이 커지는 시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출생기본수당 이외에도 난임 시술비 지원, 공공산후조리원 확대 등 임신·출산·양육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맞춤형 통합지원 체계를 지속해서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자체 간 현금성 출산 지원 정책이 경쟁적으로 늘면서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커지고 있다. 지자체 간 경쟁으로 출산지원금 등 현금성 지원은 2022년 7079억원에서 2023년 8527억원으로 20.5% 늘어났다. 유사한 목적의 현금성 지원사업은 중앙과 지방, 광역과 기초 지자체 간 상호 연계하고, 0∼1세에 집중된 현금지원을 연령별 양육비 지출 패턴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