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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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돌아온 위안부 피해 故 김순덕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입력 : 2025-08-11 06:00:00
수정 : 2025-08-10 22: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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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 보고 싶어”

경기 광주 ‘나눔의 집’서 생전모습 복원
김동연 지사·의원 등 참석… 실시간 대화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맞아
전국서 시민 강연·공연 등 행사 다채

올해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순덕 할머니가 인공지능(AI)으로 생전 모습이 복원됐다.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기념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전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1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기림의 날은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이다. 201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현재 정부 등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단 6명이다.

9일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에서 열린 2025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AI 기술로 복원된 김순덕 할머니가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9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서는 고 김학순 할머니의 생전 모습을 AI 기술로 복원해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디지털휴먼 퍼포먼스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소병훈·안태준 의원,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지사가 “할머니들의 어떤 꿈을 가장 먼저 이뤄드리도록 노력하면 좋을까요?”라고 묻자 김순덕 할머니의 AI 디지털휴먼은 “글쎄, 마음 같아서는 당장 고향에 묻히고 싶지만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답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위안부의 피해 사례를 알리고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를 갖는다. 광주시는 13일 오후 5시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 강당에서 ‘2025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행사를 연다. 시민 30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에는 ‘용기와 연대로 되찾은 빛, 평화를 밝히다’를 주제로 시민 강연과 주제 영상 상영, 문화공연 등을 진행한다. 이정선 조선대학교 교수(역사문화학)가 ‘우리가 몰랐던 광주지역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들려준다.

광주 5개 자치구는 12∼14일 전시와 공연 인권평화축제 등 위안부 피해자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연다. 북구는 12일 오전 10∼11시 위안부 피해자 7인의 얼굴 전시와 소녀상 인증샷, 기억과 다짐의 한마디 등으로 행사를 구성했다. 북구시니어합창단이 특별공연도 한다.

서구는 14일부터 22일까지 9일간을 기념주간으로 정했다. 14일은 오전 9시 20분부터 서구청 광장에 위치한 소녀상 앞에서 헌화한다. 서구청 1층 로비에선 피해자 구술 사진전도 만나볼 수 있다. 22일에는 광주 효천역과 경기도 파주시 DMZ 일원을 오가는 평화열차를 운영한다.

광주 남구는 11일부터 15일까지 양림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억공간을 운영한다. 12일과 13일 오후 인권평화 영화상영회에선 영화 ‘귀향’과 ‘봉오동전투’를 함께 관람한다.

광주 광산구는 14일 오전 10시부터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한다. 동구는 1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금남로공원에 있는 소녀상 앞에서 행사를 연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기림의 날 행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과 인권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