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할린 남부에서 조선인을 학살한 사건이 러시아 정부 보유 자료를 통해 추가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소련군과 일본군 간 전투가 끝난 1945년 8월 25일 이후인 9월 초순까지도 일본군에 의한 조선인 학살이 자행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새로 확인된 학살 사건은 사할린주 향토박물관 담당자가 2019년 러시아 정부에 자료 공개를 요구해 2021년 복수의 사건에 대한 수사 자료를 받으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기존에는 8월17일 18명이 살해된 가미시스카 사건, 같은 달 20∼25일 28명이 살해된 미즈호 사건 등이 알려져 있었다.
새로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한 2024년 논문에 따르면 남사할린 북서부 지방에서는 한 조선인 남성이 8월15일 소련군의 공습 중 소련 항공기에 신호를 보냈다는 혐의로 일본군에 의해 총살됐으며 이 조선인 시신은 일본군 27명의 총검 훈련용으로도 쓰였다. 같은 날 북동부 지방에서는 일본군과 함께 의용대에 소속돼있던 조선인 남성이 의심받아 역시 총살됐으며 9월 초순에도 무기 은닉 장소를 소련군에게 폭로할 것으로 의심을 산 조선인 남성이 총살됐다.
이와 관련해 미즈호사 건에 정통한 이노우에 고이치 홋카이도대 명예교수는 “소련군이 남하하면서 지상전이 임박하자 일본의 군국주의가 조선인들에게 공격의 창끝을 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당시 수사 자료는 소련 시각에서 작성한 것으로, 일본이나 조선 측의 시점은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엿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