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으로 일할 청년이 줄고 인공지능(AI) 등 고급인재 육성이 어려운 가운데 해외 인재 100만명을 국내에 유치하면 전국 지역경제에 최소 145조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에서 공부한 외국인 박사들도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해외 인재를 데려오려면 외국인용 특화 도시를 만들거나 해외 공장을 통째로 유치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해외에서 ‘맞춤형 인재’를 육성해 유입시키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김덕파 고려대 교수팀과 공동 연구한 ‘해외 시민 유치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전국 17개 시도의 지역 내 연도별(2012∼2023년) 등록 외국인 유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경제활동인구 대비 등록 외국인 비율이 1% 증가하면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약 0.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정 계수를 적용해 2023년 기준 전국 단위 경제적 효과를 추정하면, 등록 외국인이 100만명 유입될 때 전국 GDP의 6.0%에 해당하는 145조원의 경제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를 기반으로 추산하면 현재 135만명인 국내 등록 외국인이 500만명으로 늘어나면 총 361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등록 외국인이 고급인력이라면 경제 효과는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별로 등록외국인 비율이 2배 증가하면 시도별 1인당 GRDP는 평균 약 341만~894만원 상승한다. 1인당 GRDP가 높은 울산·충남이나 경제활동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이 낮은 대구, 강원, 부산, 대전 등은 외국인 추가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총수요 측면에서 전문적인 지식·기술 또는 기능을 지닌 해외 고급 인력 유입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노동 생산성과 산업 경쟁력 향상, 산업구조 고도화 등을 통해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해외 인력 유입의 키”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여전히 고급 인력 유입보다 이탈이 많은 국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두뇌유출지수는 5.11로 미국(6.68)보다 현저히 낮았다. 2021년 기준 외국인 박사학위 취득자 중 국내에 머무는 비율은 30%에 그쳤으며 62%는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저임금 노동력이 아닌 고급 인재를 유치하려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외국인 정주형 특화도시 △글로벌 팹(반도체 생산공장) 유치 △해외 인재 국내 맞춤 육성 등을 제안했다.
외국인 정주형 특화도시는 수용 여력이 있는 지역에 산업 클러스터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외국인이 살기 편하도록 비자 혜택, 세제 감면, 교육·의료 인프라 구축 등을 전폭 지원하는 개념이다.
팹리스·반도체·AI 등 첨단산업 공장 유치도 해외 인재를 들여올 확실한 방안이다. 대한상의는 이를 “젓가락으로 콩을 건져내는 것보다 큰 숟가락으로 콩을 집는 것이 더 낫다”고 비유했다. 일본의 경우 구마모토에 TSMC, 히로시마에 미국 마이크론 공장을 유치했다. 독일은 드레스덴에 인텔과 TSMC의 생산기지를 유치했다.
해외에서 ‘국내 산업 맞춤형’으로 고급 인력을 양성하고 국내로 유치하는 ‘선 육성, 후 도입’ 전략도 제안됐다. 보고서는 한국에 우호적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우수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인재 양성·취업·정주’ 연계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다고 봤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AI 시대가 열리면서 지구촌의 인재 영입 줄다리기가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메가 샌드박스로 글로벌 경쟁력 있는 도시를 조성해 해외 인재들이 빠르게 안착하고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정책 기제를 시급히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