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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톨릭 학교서 총기 난사… 학생 2명 숨지고 10여 명 다쳐

입력 : 2025-08-28 09:27:40
수정 : 2025-08-28 09: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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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미사 중 창문 너머 무차별 총격… FBI, 국내 테러·증오범죄 수사
‘미니애폴리스 교회 총격 현장’ — 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성모영보 가톨릭 학교와 교회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경찰은 범인이 교회 창문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새 학기 첫 주를 맞아 열린 미사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과 AP통신에 따르면 사건은 27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쯤 미니애폴리스 남부 주택가에 위치한 한 가톨릭 학교 성당에서 발생했다. 범인 로빈 웨스트먼(23)은 소총·산탄총·권총 등으로 무장한 채 교회 옆으로 접근해 창문 너머로 미사 중이던 학생들과 신자들을 향해 수십 발을 발사했다. 현장에서는 연막탄도 발견됐다.

 

이 총격으로 8세와 10세 어린이가 현장에서 숨졌고,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총 17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2명의 부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범행 직후 교회 뒤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미사는 새 학기 첫 주를 기념하는 행사였으며, 교회와 학교 안에는 5세부터 14세까지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국내 테러이자 가톨릭 신자들을 겨냥한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용의자의 신원을 로빈(본명 로버트) 웨스트먼으로 확인했다며 “수사 상황을 가능한 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사전에 온라인에 게시하려던 메모를 발견했으며, FBI가 이를 차단했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청장은 “아이들로 가득한 교회에 무차별 총격을 가한 행위는 극도로 잔혹하고 비겁하다”며 분노를 표했다. 야콥 프레이 시장은 “아이들이 실제로 기도 중이던 순간이었다. 새 학기의 첫 주, 교회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 더욱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목격자들도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인근 주민 빌 비네만은 “약 4분 동안 50발 가까운 총성이 들렸다”며 “처음에는 총성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너무 많고 불규칙적이었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친구가 몸을 덮쳐 총알을 막아줘서 살았다”고 증언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끔찍한 비극”이라며 “아이들과 교사들을 위해 기도한다. 새 학기 첫 주가 이 폭력으로 얼룩졌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FBI가 현장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하며 “무분별한 폭력의 희생자를 추모한다”고 했다.

 

총격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날에도 미니애폴리스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총격으로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으며, 몇 시간 뒤 도심에서 또 다른 총격이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지난 6월에는 주 하원의원과 배우자가 자택에 침입한 괴한의 총격으로 숨지는 등 미네소타 지역 사회가 잇따른 총기 범죄로 큰 충격에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