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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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협회 “포스코, HMM 인수 반대…생태계 파괴”

입력 : 2025-09-11 14:52:35
수정 : 2025-09-11 14: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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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협회가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를 강력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해운협회는 11일 성명에서 “포스코그룹이 HMM을 인수하려는 것은 해운 생태계를 파괴하는 처사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HMM의 컨테이너선. HMM 제공.

협회는 “포스코그룹은 해운업 진출 이후 철광석 등 대량 화물 운송을 시작으로 철강 제품 수송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국내의 기존 선사는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등 해운 산업 근간이 무너지는 동시에 수출입 업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그룹은 포항제철 시절인 1990년 해운사인 거양해운을 설립했다가 1995년 구조조정을 위해 한진해운에 매각하며 해운업에서 손을 뗀 바 있다.

 

협회는 “1980년대 이후 거양해운, 호유해운, 동양상선 등 10여개 실패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대기업이 해운을 자회사로 편입해 성공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며 “이는 해운 자회사의 수익성을 보장하려 경쟁 운임보다는 협의로 운임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공기업 자회사의 인건비 비중이 높아 수익성을 맞추려면 수송단가의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또한 국내 법령으로도 대기업의 해운업 진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운법 제24조는 제철 원료, 액화가스 등 대량화물의 화주가 해운업을 등록하려면 해양수산부 장관이 관련 업계, 학계, 해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등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2022년 4월 협회와 포스코플로우는 국적선 수송 확대 노력, 해운법과 공정거래법 준수, 합리적인 입찰계약 등을 포함한 사실상의 해운업 진출을 하지 않겠다는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며 “불과 3년 만에 HMM을 통해 해운업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해운업계와 맺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자문단을 꾸려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체제에 있는 HMM의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포스코그룹은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수준이며, 인수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