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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두 마리에 4000원 더?”…배달앱의 ‘보이지 않는 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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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이 편해서 시켰는데…한 달 식비가 20만원 넘었네요”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이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배달앱 이용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배달은 일상’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 편리성 확대의 이면에는 이중가격 문제와 가계 지출 증가라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달앱 이용자

 

1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쿠팡이츠·땡겨요의 월간 사용자 수(MAU)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달앱 내 이중가격 구조로 인해 소비자는 매장 이용보다 더 많은 지출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

△배달의민족은 2306만명(2개월 연속 2300만 돌파) △쿠팡이츠 1174만명(역대 최대) △땡겨요 245만명(7월 238만명 이어 2개월 연속 신기록)였다.

 

MAU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앱을 이용한 고유 사용자 수를 뜻한다. 단순 설치가 아닌 ‘실사용’을 보여주는 지표다.

 

◆무료 배달·소액 주문 마케팅, 수요 폭발 불러

 

업계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최근 도입한 소액 주문 무료 배달 정책을 이번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한다.

 

배달의민족은 최소 주문 금액을 없앤 ‘한그릇 무료 배달’ 신설했다. 쿠팡이츠는 ‘하나만 담아도 무료 배달’ 서비스 정식 도입했다.

 

이용 문턱이 크게 낮아지면서 1인 가구와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주문 빈도가 늘어난 것이다.

 

◆매장보다 비싼 ‘배달 이중가격’…가계 부담↑

 

배달앱 편의성의 대가로 가계 지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외식 브랜드 상당수가 배달앱 주문 시 매장보다 더 비싼 ‘이중가격 정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후라이드·양념치킨 각 1마리(총 2마리)를 배달앱으로 주문할 경우 매장에서 직접 주문할 때보다 평균 4000원을 더 지불해야 했다.

 

여기에 배달비, 플랫폼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상 효과는 더욱 크다.

 

◆절반 이상은 ‘멀티호밍’…3개앱 동시에 쓰는 이용자도 15%

 

소비자들은 한 앱에 머물지 않고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호밍’ 전략을 택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따르면 음식 배달 플랫폼 이용자 2500명 중 55%가 2개 이상 앱을 병행하고 있었다.

 

플랫폼 경쟁은 가격 투명성 확보, 가맹점 수수료 구조 개편, 소비자 혜택 강화 여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게티이미지

주요 3개 앱(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을 모두 이용한다는 응답도 15%에 달했다.

 

조사에 따르면 배달앱 1회 주문당 평균 결제 금액은 2만8800원이었다. ‘편리함’이 곧 ‘높은 지출’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 전망…“편리함 vs 투명성 ‘줄다리기’”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단순한 이벤트 효과가 아닌 소비자 생활패턴과 플랫폼 전략 변화가 맞물린 구조적 변화라고 진단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소 주문 금액을 없애고 소액 주문도 무료로 배달하는 정책은 1인 가구와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앱 내 이중가격 구조로 인해 소비자는 매장 이용보다 더 많은 지출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렇게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배달 플랫폼 시장은 이미 멀티호밍이 일상화됐다”며 “소비자들은 가격·프로모션·배달 조건을 비교해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플랫폼 경쟁은 가격 투명성 확보, 가맹점 수수료 구조 개편, 소비자 혜택 강화 여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