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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망가뜨리고 돈은 국민이?...세금으로 메우는 복구비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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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간 국가유산 훼손 총 28건
복구비 63.2%, 세금으로 충당

최근 5년간 문화재 등 국가유산 훼손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복구비용만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구비용의 60% 이상이 국민 세금으로 채워지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12월 문화재청 작업자들이 경복궁 서편 담장에 칠해진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22일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발생한 국가유산 훼손은 총 28건으로 복구 비용은 4억9761만원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원인 미상 등 2건을 제외한 26건의 훼손사건 중 행위자가 복구비를 납부한 사례는 10건(38.5%)에 불과했다. 나머지 16건(61.5%)은 행위자가 복구비용을 납부하지 않아 세금으로 충당됐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부과액 3억7761만원 가운데 실제 징수된 금액이 1억3879만원으로 징수율은 36.8%에 그쳤다. 복구비용의 63.2%가 세금으로 채워진 셈이다.

 

최근 주요 국가유산에 대한 훼손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15일에는 50대 남성이 종묘의 기와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됐다. 종묘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장소다.

 

경복궁도 연이어 낙서 테러 피해를 입었다. 2023 12월 스프레이로 인한 담장 훼손에 이어, 올해 8월에도 매직을 이용한 낙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한 남성이 경복궁 내에서 ‘국민과 세계인에 드리는 글’이라는 문구 아래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쓰던 중 현장에서 적발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장 대응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궁과 종묘를 관리하는 안전관리원은 총 161명으로, 이들이 하루 평균 3만6949명의 관람객을 담당한다. 안전관리원 1인당 평균 223명을 책임지는 상황이다.

 

궁별로는 경복궁의 업무 강도가 가장 높았다. 경복궁의 안전관리원 1인당 하루 평균 관람객 수는 392명에 달했으며, 창덕궁은 219명, 덕수궁 183명, 창경궁 127명, 종묘는 58명 순으로 나타났다.

 

15일 새벽 훼손된 종묘 담장에 있는 기와가 훼손됐다. 뉴시스

 

현행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은 국가유산청장이나 지자체장이 무단 훼손자에게 행위 중지 또는 원상회복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징수 및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현장 인력도 부족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 의원은 “국가유산 훼손 행위는 단순한 기물 파손이 아니라 국민 정서를 짓밟는 중대한 범죄이며, 그 피해는 결국 세금으로 메워지는 사회적 비용”이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예방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현장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