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9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란에서 1천명 넘는 사람들이 사형집행으로 숨졌다고 유엔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유엔 인권이사회(HRC)가 임명한 독립 전문가들인 특별보고관(Special Rapporteur)들이 파악한 올해 1월 1일 이래 이란의 사형집행 건수로, 이란 당국의 불투명성을 감안하면 실제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공산이 크다고 유엔은 밝혔다.
사형집행이 공식 경로를 통해서 발표되는 비율은 낮으며, '혁명재판소'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특별보고관들은 이런 대규모 사형집행이 생명권의 심각한 침해이며 최근 몇 주 동안은 하루 평균 9건이 넘는 교수형이 집행됐다면서 "이란은 공업적 규모로 사형집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악"을 표현했다.
알려진 사형집행 사례 중에는 마약 관련 범죄나 살인죄 사례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안보 관련 혐의와 강간죄였다.
이란에서 사형집행을 당한 죄수들 중 최소 58명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이었고, 그 중 57명은 남성, 1명은 여성이었다.
유엔 전문가들은 마약 관련 범죄로 사형집행을 당한 이들이 최소 499명이며, 이는 2018년과 2020년 사이에 마약범죄 사형집행이 연간 24∼30건에 그쳤던 것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 전문가들은 사형이 국제법상 '가장 심각한 범죄'에만 내려지도록 제한하고 있다며 마약 범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올해 들어 사형집행을 한 간첩 혐의 죄수는 10명이며, 이 중 8명은 6월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에 사형이 집행됐다.
이스라엘의 공격 후 발의된 이란의 간첩법 개정안은 간첩행위로 간주되는 행위의 범위를 확대해 외국 언론매체나 외국에서 활동하는 이란 교포 매체와 접촉하는 일 등 정보의 전파를 위한 행위에도 적용되도록 하고 있다고 유엔은 설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 유엔 보고서가 발표된 당일인 29일에 이란이 사형집행 소식을 발표한 '바흐만 초우비-아슬'이라는 이름의 남성이 올해 11번째 간첩죄 사형 사례라고 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연계됐거나 이 기관의 이란 내 활동을 도왔다는 혐의로 많은 사람을 처형해왔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테러 공격으로 가자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란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더 악화했으며,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을 겨냥해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자 이란이 탄도미사일로 반격하는 등 양국이 직접적인 전쟁 상황까지 갔다가 미국의 개입으로 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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