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를 연장하려고 하니 집주인이 1억원 올려 달라고 합니다.”(40대 직장인 김 모씨)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습니다.”(50대 주부 이 모씨)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전세가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전셋값은 34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 매물을 찾는 사람은 느는데,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여파로 전세 매물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달 넷째 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9%를 기록했다. 올해 2월 첫째 주(3일 기준) 이후 34주 연속 상승 중이다.
자치구별로 송파구(0.26%)와 서초구(0.25%), 강동구(0.16%), 마포구(0.14%), 광진구(0.13%), 양천구(0.13%) 등에서 상승세가 뚜렷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 보이는 가운데 역세권 및 정주여건 양호한 단지 위주로 계약 체결되며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전세 매물 감소는 서울 25구 중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전세 매물은 지난 6월 738건에서 9월 443건으로 40% 줄었다. 관악구(-34.7%), 중랑구(-33.3%), 강북구(-27.9%) 등도 감소율이 컸다.
매물이 자취를 감추다 보니 전세 가격도 상승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5431만원으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전세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방에 따르면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0만323가구로, 상반기(14만537가구) 대비 29%, 지난해 하반기(16만3977가구) 대비 39%나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입주 물량(32만5367가구)과 비교해도 급감한 수준이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하는 초강력 수요 억제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세를 연장하거나 다른 전세로 옮기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오르는 풍선 효과가 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다주택자들의 대출이 사실상 막히고,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차단되면서 전세 매물이 줄고 있다”며 “현재 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전셋값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