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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노르웨이, 트럼프 노벨상 압박에 ‘덜덜’

입력 : 2025-10-10 12:44:48
수정 : 2025-10-10 12: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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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미국과의 외교적 파장·경제적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노르웨이 정치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노벨상 수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양국 간 관계에 끼칠 수 있는 잠재적 파장에 대비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노벨위원회의 뜻과 무관하게 자신이 노벨상 적임자라고 주장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전 세계 미군 장성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며 자신이 재집권 후 7개의 세계 분쟁을 종식했는데도 노벨상을 받지 못한다면 이는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도 “나는 7개의 전쟁을 끝냈다”며 “모두가 내가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노벨상을 수상한 사실을 겨냥하며 “내가 더 자격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적으로 볼 때 “상을 받을 때가 훨씬 지났다”고 힘을 보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수상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6일 올해 노벨상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합의 전이다. 또 노르웨이와 노벨위원회는 외부 압력으로 인해 수상자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기구의 평화 노력에 함께하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인수하려는 바람을 드러내고 반(反)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점 등은 노벨상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WP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지난 11∼15일 미국 성인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미국인의 76%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2%였다. 여론조사는 온라인으로 실시했으며 오차 범위는 ±2%포인트다.

 

다만 최종적으로 수상이 불발 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두고 노르웨이의 우려가 크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노르웨이 언론인 하랄드 스탕알레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한다면 관세 부과, 나토 분담금 인상 요구, 심지어 노르웨이를 적대국으로 선언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며 “‘두려움’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예측 불허이고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6시쯤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