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뇌사 외에 연명의료를 중단한 심정지 사망 환자(순환정지)도 본인 사전 동의에 따라 장기를 기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늘리기 위해 등록 기관도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장기기증·이식의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장기 등 기증 및 이식에 관한 종합계획(2026∼2030년)’을 16일 발표했다. 이는 2023년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이 개정돼 종합계획 수립 근거가 마련된 뒤 발표된 정부의 첫 종합계획이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현재 시행되는 뇌사자 장기기증뿐만 아니라 심정지 환자도 장기를 기증할 수 있는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CD) 제도를 법제화하고, 기증희망등록기관을 공공까지 대폭 확대하는 내용 등 5개 대과제와 12개 세부과제가 담겼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장기기증 희망 등록률을 지난해 3.6%에서 2030년 6.0%로 올리고, 같은 기간 100만명당 뇌사 장기 기증자는 7.8명에서 11.0명, 조직 기증자는 2.8명에서 3.8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간 장기기증은 뇌사추정자가 발생하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병원에 방문해 가족 등에게 절차를 설명하고, 이후 가족이 기증에 동의할 때에 이뤄져 왔다.
그러나 뇌사자 기증에만 의존하면서 장기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 대기자가 하염없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문제가 속출했다. 뇌사 장기 기증자는 2020년 478명에서 지난해 397명으로 줄어든 반면, 대기자는 같은 기간 4만3182명에서 5만4789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식 대기자의 평균 대기기간은 4년에 달했다.
복지부는 이에 DCD 제도를 도입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는 심정지 환자가 사전 동의해야 하며, 심장이 정지된 뒤 심폐소생술을 별도로 시행하지 않고 약 5분간 기다리는 ‘비접촉 시간’도 가진다. 이후에도 심장이 뛰지 않으면 심장사로 판단하고 장기를 적출하는 방식이다. DCD는 이미 해외에서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현재 국회에는 이와 관련한 장기이식법,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정부는 기증을 활성화하고자 기증 희망 등록 기관을 지난해 기준 462곳에서 2030년 904곳으로 늘린다. 기존의 보건소, 의료기관 등에 더해 신분증을 발급하는 주민센터 등 등록 기관을 확대한다.
한편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국가정보관리원 화재로 장기조직혈액 통합 관리 시스템이 여전히 불통인 것과 관련해 이날 “장기조직혈액 통합 관리 시스템은 17일까지 복구를 완료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