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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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인도계 무슬림 정치 신인… ‘세계 금융의 수도’ 뉴욕 이끈다

입력 : 2025-11-05 18:10:00
수정 : 2025-11-05 22: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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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 조란 맘다니 시장 당선

19세기 이후 최연소 기록 세워
민주, 버지니아·뉴저지주도 승리
‘공화 전패’ 美 정치권 파장 예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민심의 평가를 가늠할 수 있는 4일(현지시간) 미국 지방선거에서 인도계 무슬림 34세 정치신인 조란 맘다니(사진) 뉴욕주 의원이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함께 치러진 버지니아 주지사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모두 민주당이 승리를 가져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인 공화당은 집권 1년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전패했다. 미국 정치권 전반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맘다니는 이날 선거에서 개표 91% 기준 절반을 넘긴 50.4%의 득표율로 무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41.6%)와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와 후보(7.1%)를 꺾었다.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직접 비판하며 민주당 출신 정치거물인 쿠오모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나서는 등 직접 개입했지만 투표 종료 30여분 만에 맘다니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로써 지난 6월 쿠오모 전 주지사를 꺾는 정치적 이변을 연출하며 시작된 ‘맘다니 돌풍’이 완성됐다. 이번 승리로 맘다니는 뉴욕 최초의 무슬림·남아시아계 시장이자 19세기 이후 최연소 뉴욕시장으로도 기록됐다.

 

맘다니는 승리 연설에서 “나는 무슬림이고, 민주사회주의자다.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과거의 평범함을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칭하며 정면으로 겨냥했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애비게일 스팬버거 후보가 95% 개표 기준 57.5% 득표율로 공화당의 윈섬 얼시어스 후보(42.3%)를 꺾고 버지니아 주지사 자리도 탈환했다. 버지니아 주지사에 여성이 당선된 것은 약 250년 주지사 선거 역사상 처음이다.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마이키 셰릴 후보가 개표 95% 기준 56.2% 득표율로 공화당의 잭 치타렐리 후보(42.3%)에게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압승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일정 부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反)트럼프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이 지지를 얻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국정 운영에 비판적인 민심이 세를 형성하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노선 정립을 두고 고민해온 민주당은 진보적 색채를 확고히 해 돌풍을 일으킨 정치신인 맘다니의 승리를 계기로 기존의 중도노선에서 젊은 진보 노선으로 색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