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N번방 사건’ 이후 등장한 성착취 단체들의 중간관리자들이 모여 만든 사이버성폭력 조직 ‘참교육단’ 핵심인물이 5년여 만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인 합성 사진’을 만들어 주겠다며 유인한 뒤 이를 알리겠다며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했는데, 이렇게 접근한 사람이 300명이 넘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3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주관한 ‘2025년 사이버 성폭력 집중 단속’을 통해 418명을 검거하고 이 중 28명을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텔레그램에서 사이버폭력 단체 참교육단을 운영한 핵심인물 A씨(21·남)가 지난달 19일 검거돼 구속 송치됐다.
A씨와 핵심공범 B(불상)씨, C(35·남)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지 SNS에 ‘지인 능욕 사진을 합성해 주겠다’는 광고를 올려 피해자 342명을 유인한 뒤 성착취물을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N번방 사건 이후 생겨난 텔레그램 성착취 단체 ‘주홍글씨’에서 중간관리자로 활동하던 인물들인데 이를 모방해 참교육단을 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은 수사국, 정보국, 사무국 등 체계를 갖추고 피해자 유인과 협박, 성착취물 제작 등 역할을 분담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지인능욕 의뢰 사실을 지인들에게 알리겠다”고 겁박해 심리적 지배 상태에 두고 알몸 각서와 반성문 제출, 일상 보고 등을 강요했다. 일부 피해자는 협박에 못 이겨 조직원으로 포섭되기도 했다.
참교육단은 2021년 C씨 등 조직원 63명이 검거되며 와해됐지만, A씨와 B씨 등 핵심 인물 2명은 체포되지 않은 채 수사가 중단됐다. 경찰은 2023년 11월 자경단(일명 ‘목사방’) 사건을 수사하던 중 범행의 유사점을 발견하고 사건을 병합해 재분석했다. 이후 국제공조수사와 추적기법을 활용해 조직 와해 4년 만에 A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A씨를 비롯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관련 148명(35%), 불법촬영물 107명(26%), 허위영상물 99명(24%) 등 총 418명을 검거했다. 특히 AI 기술을 이용한 허위영상물 제작이 늘고 있으며, 일부는 스토킹 범죄와 연계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I 봇을 이용한 허위영상물 제작 등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추세”라며 “제작, 유포뿐만 아니라 이를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행위도 중대한 범죄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경찰청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물적·심리 지원을 강화하고 초중고교 등을 대상으로 사이버 성폭력 예방 교육을 상시 실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 성폭력은 한 가족의 삶을 파괴하는 사회적, 인격적 살인행위에 해당한다”라며 “피해 발생 시엔 망설임 없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서울디지털성범죄안심지원센터, 중앙디지털 성범죄지원센터에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