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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수뇌부 사퇴론… 盧 ‘용산·법무부 관계 고려’ 경위 밝혀 [檢, 대장동 항소 포기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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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검사부터 검사장까지 반발

대검 연구관들 盧 찾아가 해명 촉구
“책임지고 사퇴” 공개 요구나서
검사장 18명 “법리적 근거 필요”
“공소유지 의무 스스로 포기” 격앙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 일선 지방검찰청을 이끄는 검사장들과 지청장들이 이례적으로 노 대행을 겨냥한 집단성명을 냈고, 대검 부장·과장·연구관들은 노 대행을 찾아가 거취 표명을 촉구했다.

청사 들어가는 盧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0일 서울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항소 포기 결정 배경’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하고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 부장(검사장급)들은 10일 아침회의에서 노 대행에게 사퇴하라는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대검 연구관 10여명이 노 대행을 찾아가 이번 사태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설명과 사퇴 등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내용의 입장을 전달했다. 대검에서 근무 중인 연수원 39기 이하 검찰연구관들은 입장문에서 “이번 항소 포기 결정은 검찰의 핵심적인 기능인 공소유지 의무를 스스로 포기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에 거취 표명을 포함한 합당한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고 노 대행을 직격했다.

 

노 대행은 이 자리에서 ‘용산과 법무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 대한 항소 포기 결정을 내렸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대검 과장(부장검사급)들도 이날 오후 노 대행을 찾아가 경위 설명과 거취 관련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항의는 전국 검찰청으로 확산하고 있다.

 

박재억 수원지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 박영빈 인천지검장, 박현철 광주지검장 등 지검장 15명과 대전·수원·대구고검 차장검사 등 검사장 18명 명의로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 지검장은 노 대행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일선 검사장들이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에게 '항소포기 지시경위·근거' 등 상세 설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낸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장들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의 1심 일부 무죄 판결에 대한 총장 권한대행의 항소 포기 지시를 두고 검찰 내부뿐 아니라 온 나라가 큰 논란에 휩싸였다”며 “일선 검찰청의 공소유지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검사장들은 총장 권한대행께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명백히 항소 의견이었지만 총장 권한대행의 항소 포기 지시를 존중해 최종적으로 공판팀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며 “총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항소 의견을 관철하지 못하고 책임지고 사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짚었다. 이어 노 대행이 전날 낸 입장문에서 ‘총장 대행의 책임 하에 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총장 대행이 밝힌 입장은 항소 포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검사장인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또 다른 글에서 노 대행을 향해 “검찰 역사를 통틀어 가장 치욕적으로 권력에 굴복한 검사로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맹폭하며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번 어리석은 결정에 의견을 보탠 대검 간부들은 다 같이 엎드려 국민과 후배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하담미 수원지검 안양지청장과 최행관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신동원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등 전국 8개 대형 지청을 이끄는 지청장들도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이번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지시는 그 결정에 이른 경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지켜야 할 가치, 검찰의 존재 이유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수년에 걸쳐 국민적 관심 속에 진행돼온 중대 부패범죄 사건에서, 직접 공소유지를 담당해온 수사·공판팀의 만장일치 항소 의견이 합리적 설명 없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차치지청(차장검사를 둔 지청)을 지휘하는 지청장들로, 청장 바로 아래에 부장검사를 둔 지청(부치지청)보다 규모가 큰 중요 지청을 이끄는 고참 지청장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