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빼빼로데이를 즐기며 친구들과 간식을 나누는 대신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커피와 빵 등을 팔아 모은 돈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온기를 전했다.
특성화고인 전주 완산여고 관광서비스과 학생들은 11일 연탄 1100장을 전주시복지재단에 기부했다. 이 연탄은 식음료 동아리 학생들이 교내 실습공간을 활용한 창업카페 ‘델피늄’을 운영해 마련한 수익금 100만원으로 구입한 것이다. 카페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배운 바리스타, 바텐더, 베이커리 등 기술을 살려 직접 음료와 디저트를 만들어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학습공간이자 나눔의 장이다.
학생들은 단순히 기부에 그치지 않고 이날 전주시의원들과 함께 직접 전미동 한 독거노인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는 봉사에 나서며 이웃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무거운 연탄을 나르며 얼굴에는 금세 땀이 맺혔지만, 학생들은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동아리 기장인 서나림(3학년)양은 “학교를 오가는 길에 어렵게 사시는 노인들을 보며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이를 실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동아리는 2021년 학과 개설과 함께 창단된 이후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100만원가량의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7월 전주시복지재단에 100만원을 추가로 기부하며 ‘백만천사(100만원을 기부하는 천사)’ 캠페인에도 동참했다. 기부금은 그동안 보육원이나 저소득층 지원사업 등에 사용돼왔다.
완산여고의 학생들은 연탄 배달 봉사를 마친 뒤에도 카페 ‘델피늄’에서 정성껏 커피를 내리고 빵을 구웠다. 이들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향긋한 커피향은 누군가의 겨울을 녹이는 ‘따뜻한 마음의 향기’를 느끼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