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 증가율이 0%대로 둔화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업황이 개선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관세 등 통상환경이 불확실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엇갈렸다.
11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50개사는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0.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수출 증가율 예상치(2.0% 내외)보다 1.1%포인트 낮은 수치다.
업종별로는 선박(5.0%), 전기·전자(3.1%), 일반기계(2.3%), 바이오헬스(2.1%), 반도체(1.7%), 석유화학(0.7%) 6개 업종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자동차(-3.5%), 철강(-2.3%), 자동차 부품(-1.4%), 석유제품(-1.3%)은 수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글로벌 업황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33.7%)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판로개척’(22.8%)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수출 감소를 전망한 기업들은 ‘관세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가’(67.3%)를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고, ‘주요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8.6%), ‘중국발 세계시장 공급과잉’(8.6%), ‘미·중 무역갈등 심화’(8.6%) 등도 수출 부진에 영향을 미치게 될 요소라고 내다봤다.
응답 기업의 대부분(95.3%)은 내년 수출 채산성(수출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수준)이 올해와 비슷(77.3%)하거나, 악화(18.0%)할 것으로 보았다.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것이라 답한 기업은 4.7%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조사대상 업종 10개 가운데 8개(석유제품·철강·자동차부품·자동차·반도체·석유화학·일반기계·바이오 헬스)가 채산성 ‘악화’ 응답 비중이 ‘개선’보다 컸다. 선박은 모든 기업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전기·전자는 채산성 ‘개선’과 ‘악화’ 응답 비중이 같았다.
기업들이 책정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환율은 1달러당 1375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14원으로 적정환율보다 높았다.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환율도 1456원에 달했다. 기업들은 내년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리스크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53.3%)을 꼽았다.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 불안정’(17.3%), ‘미·중 무역갈등 심화’(16.7%) 등도 주요 수출 리스크에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