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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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3분기 연속 흑자...예금 잔액은 6개월 만에 감소 ‘머니 무브’ 없어

입력 : 2025-11-13 14:30:44
수정 : 2025-11-13 14: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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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저축은행으로 몰렸던 예수금이 최근 금리 인하로 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저축은행들이 3분기 연속 흑자를 내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아직 이자 이익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예수금 감소가 제2금융권 업황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3일 예금보험공사가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 저축은행 예수금 잔액은 103조5000억원으로 9월 말(105조원)보다 1조5000억원 감소했다. 9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을 앞두고 이어지던 저축은행 수신 증가세가 6개월 만에 멈춘 것이다.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월말 기준 올해 4월 98조3940억원에서 5월 98조5310억원으로 늘어난 이래 계속 증가해 9월에는 105조원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지난 달 들어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줄줄이 내리면서 수신 잔액도 감소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67%로 9월 초(2.99%) 보다 0.2%포인트 넘게 내려갔다. 일반적으로 제2금융권의 경우 제1금융권 대비 안전성은 취약하지만 높은 예금금리를 바탕으로 고객을 유치해왔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낮추면서 예수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주식 가격 상승으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예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예보 관계자는 “10월에 만기 해지된 정기예금이 재예치되지 않고 이탈해 예수금 잔액이 감소했다”며 “이는 저축은행 예금금리 인하로 시중은행과 금리 차가 줄어든 결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 3분기 총 16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올해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하지만 이번 분기 흑자는 금융당국의 재정건전성 확보 압박에 부실 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앞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놓은 영향이다.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는 지난 1분기 9000억원이었으나 2분기와 3분기에는 7000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대출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제 등으로 신규대출 취급이 어려워지며 저축은행의 이자 이익은 지난 1분기 1조3000억원, 2분기와 3분기에는 1조4000억원으로 제자리 걸음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부실 채권의 적극적인 정리로 자산건전성도 회복되고 있고, 수익성도 개선돼 경영 안정성은 양호하다”면서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의 지속과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증대 등 영업상 제약 요인도 상존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