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직접 한·미 관세협상 타결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담 후 늦어지던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를 설명했는데 이례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도 같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핵잠수함 건조 추진, 전시작전권 환수 의지 천명, 주한미군 포괄적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한·미 무역 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 팩트시트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합리적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며 높이 세웠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심화될수록 역내 주변국과 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경주 에이펙 정상회의를 통해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한·중 관계가 이제 개선될 전기가 마련됐다”며 “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과 교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가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 간 협력을 저해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지혜를 모아 대처해 가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국을 향한 비방이나 왜곡된 인식 확산은 경계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며 “특히 냉험한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와 입장이나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근거없이 배척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중국과 중국인을 상대로 한 혐오발언이나 지난달 3일 개천절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혐중 집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지난 9월 “중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마약 밀반입이 증가했다” “의료보험과 선거, 부동산에서 ‘3대 쇼핑’을 즐긴다”고 해 혐중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도 중국과 다방면에 걸쳐 갈등하고 대립하지만 또 한편으로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러한 실사구시적인 자세”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중국과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국제질서는 훨씬 더 빠르고 심대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고 우리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바탕으로 외교 지평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