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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 내렸지만…채권 시장 되살아날까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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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점을 경신하던 국고채 금리가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회사채나 공사채가 거래되는 크레디트 시장의 불안감은 지속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수급 부담으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크레디트 시장 불안 지속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914%로 전 거래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10년물 금리 역시 3.301%로 1.6bp 내렸다. 다만 최근 채권 금리가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불안 심리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 상승세로 전환해 이달 들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사진=연합

채권 금리의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하는 것으로, 국고채 값이 내려가는 주된 원인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실상 소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50원대에 머무는 등 원화 절하가 이어진 것도 국내 채권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방향 전환’ 발언은 금리 상승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이 총재는 12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혹은 방향 전환 여부는 우리가 보게 될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경제학자는 “이 총재 발언은 사실상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긴축적 신호로 해석됐다”며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이니 지금 채권을 사면 바보가 되는 셈이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권시장의 불안은 크레디트 시장으로도 전이되는 양상이다. 일부 공사채가 유찰되거나 가산금리(스프레드)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신용등급 ‘AAA’인 한국전력공사는 3년물과 5년물을 민간 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금리 평균(민평금리)보다 10bp 이상 높은 금리로 발행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AAA 등급인 한국도로공사 역시 10년물 발행에서 민평 대비 9bp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했고, 30년물은 수요 부족으로 목표액 5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100억원어치 발행에 그쳤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크레디트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당초 예정했던 7500억원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 입찰을 잠정 연기했다.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공급 부담까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정부가 내년 국고채를 올해보다 12% 늘어난 232조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인 데다 대미 투자를 위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가능성도 있어 금융권의 조달금리 상승 압력은 지속할 전망이다. 이 경우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에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현재 채권시장 변동성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성대 김상봉 교수(경제학)는 “현재의 금리 상승은 시장이 붕괴할 정도는 아니고 공급 증가라는 명확한 원인에 따른 현상”이라며 “통화 승수나 화폐유통속도 등을 놓고 봤을 때 신용경색으로 확대해 해석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기획재정부가 ‘시장 움직임이 과도하다’는 메시지를 낸 것을 언급하며 “실질적인 시장 안정화 대책이나 정책적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안재균 연구위원도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신용경색이 장기화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며 “당국의 조치로 안정을 찾는다면 실물 경제의 부정적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보험업계 판도 변하나

 

주요 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업계 판도에 변화가 감지됐다. 손해보험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한 틈을 타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이 약진했고, 한화생명과 생명보험사 3위 자리를 놓고 겨루던 신한라이프는 본업에서 실적을 추월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DB·메리츠·현대·KB손보 등 5개 주요 손해보험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연결 기준)은 5조83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업계 순위도 흔들렸다. 삼성화재가 1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DB손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을 보면 삼성화재가 1조 7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뒤를 이어 메리츠화재가 1조45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 감소했다. DB손보(1조1999억원)는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3.9% 급감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

 

5개 손보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한 KB손보는 현대해상을 제치고 4위를 가져갔다. 현대해상은 6341억원으로 1년 전보다 실적이 39.4% 감소한 반면 KB손보는 7669억원으로 3.6%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손보 실적 악화는 주로 본업인 보험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의료파업으로 지연됐던 의료 수요가 회복됐고, 4년째 이어진 요율 인하와 호우·폭염 등 이상기후로 사고가 늘면서 자동차보험 적자까지 커졌다. 5개 손보사 보험손익은 4조3782억원으로 1년 새 32.9%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에서는 올해 3분기까지 DB손보를 제외한 모든 보험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 ‘1강 구도’가 여전한 가운데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 간 3위 싸움이 치열하다.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60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2위는 교보생명(8844억원), 3·4위는 한화생명(7689억원)과 신한라이프(5145억)가 차지했다.

 

다만 이는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 재무재표 기준으로, 본업만 따로 놓고 개별 재무제표를 비교하면 신한라이프(5193억원)와 한화생명(3158억원)의 순위는 뒤바뀐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미국 벨로시티증권 등 신규 편입된 해외 자회사들이 실적을 올리면서 손실을 방어했다. 교보생명(8470억원)은 두 재무재표 간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신한라이프는 이영종 사장이 ‘톱2’ 전략을 내세우며 2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3분기 당기순이익(1702억원)과 누적 당기순이익 모두 10%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