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네타냐후, 퇴임 앞둔 애덤스 뉴욕시장에 융숭한 대접… 왜?

입력 : 2025-11-18 09:45:35
수정 : 2025-11-18 09:45:34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임기 중 유대인 편에 확고하게 서준 점 감사”
‘反이스라엘 성향’ 맘다니 당선인에겐 경계심

퇴임을 앞둔 에릭 애덤스(65) 미국 뉴욕시장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부터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애덤스는 시장으로 일하는 동안 유대인들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펼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새 뉴욕시장으로 당선된 조란 맘다니(34)가 반(反)이스라엘 성향의 정치인으로 알려진 점과 대조적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한 애덤스 시장과 함께한 사진을 올렸다. 두 사람이 만난 장소는 국방부 청사를 비롯한 이스라엘의 핵심 군사 시설들이 밀집해 ‘최고의 보안 구역’으로 불리는 키리아 기지다. 네타냐후 총리가 애덤스 시장을 그만큼 신뢰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한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왼쪽)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2년 1월 1일 취임한 애덤스는 오는 12월 31일 4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예정이며, 34세의 조란 맘다니 시장 당선인이 그 뒤를 잇게 된다. 네타냐후 SNS 캡처

2022년 1월 1일 취임한 애덤스 시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그가 재직하는 동안 뉴욕에선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지지자들 간에 잦은 충돌이 벌어졌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르고, 이에 격분한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 지구를 공격해 최근까지 2년 넘게 전쟁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애덤스 시장은 유대인 편에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뉴욕에 있는 명문 컬럼비아 대학교 캠퍼스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의 시위 진압 과정을 통해 이 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시위대는 컬럼비아대 중앙도서관 건물 일부를 점거하고 벽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내걸었다. 유대인 교직원 및 학생들을 겨냥해 악감정을 드러내며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쳤다. 그러자 대학 당국의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고 주동자 등 70여명을 붙잡아 연행했다.

 

당시 애덤스 시장은 “무단 침입자들을 내보내기 위해 캠퍼스에 경찰이 진입한 것”이라며 “컬럼비아대와 무관한 시위 참가자는 체포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미국 내 친(親)팔레스타인 인사들과 진보 진영은 “뉴욕의 시장이 이스라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로비스트 단체, 그리고 이스라엘 정부에 휘둘린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 당선인이 17일(현지시간) 거리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밝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애덤스 시장과 함께한 네타냐후 총리는 “임기 내내 이스라엘을 향한 확고한 지원을 보여주셨다”고 찬사를 바쳤다. 이어 “이 엄중한 시기에 정말 자랑스럽게도 유대인들 편을 들어주신 점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인사했다.

 

이스라엘은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것으로 알려진 차기 뉴욕시장 맘다니 당선인에겐 강한 경계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맘다니는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수행한 전쟁을 “대량 학살”로 규정해 뉴욕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의 반감을 샀다. 뉴욕은 미국에서 유대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다. 맘다니 당선 직후인 지난 5일 로버트 터커 뉴욕시 소방청장은 전격적인 사임 의사를 밝혔다. 터커 청장은 유대인이자 시온주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은 “터커 청장이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기로 한 결과”라고 보도했다.